[메트로신문 송병형 기자] 청와대와 야당은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의 5자 회동을 하루 앞둔 21일 밤까지 대변인 배석 문제로 막판 기싸움을 벌였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대변인 배석을 강하게 요구했지만 청와대는 깊이있는 대화가 어렵다는 이유로 부정적 기류가 강해 자칫 회동이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새정치연합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저녁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청와대가 '대변인 배석은 곤란하다'는 뜻을 전해왔고, 우리는 반드시 배석해야 한다고 거듭 요구한 뒤 청와대의 답변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청와대에 '이건 최종 통보니까 다시 검토해달라'고 요구한 상태"라며 "끝까지 배석이 거부되면 회담 성사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뜻이 청와대에도 전달됐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전날 자신이 5자 회동 합의 사실을 알리는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 비서실장이 배석한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 "회담을 어느 형식으로 진행할지 최종 결론이 안난 상태에서 계속 논의가 있었던 듯하다"고 해명했다.
청와대는 대변인 배석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노동개혁 법안과 경제활성화법안 등 민생 현안의 국회 처리 문제에 대해 진지하고 깊이 있는 대화를 진행할 필요가 있는데, 참석 규모가 확대되면 사실상 공개회의가 돼 깊이 있는 대화가 어렵다는 인식이 강하다.
나아가 여야 대변인이 배석한 지난 3월 3자 회동 때 여야 모두 별도로 언론에 설명하고 이후 혼란스러운 상황이 연출됐다는 경험도 청와대가 여야 대변인의 배석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유로 분석된다.
한 관계자는 "회동에서 어떤 내용을 충실히 이야기하느냐가 중요하다"면서 "국민에게 알릴 것이 있으면 정리해서 알리면 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각당 원내대표가 회의 결과를 발표하도록 하자는 의견을 냈지만 새정치연합은 "원내대표는 회담 당사자인데 물리적·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저녁 새정치연합의 기자간담회 직후 청와대로부터 박광온 당대표 비서실장에게 "오늘중 답을 주기 어렵다"는 연락이 왔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9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원유철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이종걸 원내대표 등 여야 지도부와의 회동을 제안했고, 새정치연합은 20일 회동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