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장병호 기자] 꽃잠프로젝트의 음악에는 듣는 이를 편안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부드러운 보컬을 담은 어쿠스틱 사운드가 지친 마음을 슬며시 달래준다. 편안함과 자연스러움, 그것이 바로 꽃잠프로젝트가 추구하는 지향점이다.
꽃잠프로젝트는 호란과 함께 그룹 이바디에서 활동했던 거정(43)과 신인 김이지(21)로 구성된 듀오다. 현 소속사인 플럭서스 뮤직에서 프로듀서를 맡고 있는 거정이 오디션을 통해 플럭서스에 들어온 김이지와 만나면서 팀을 결성하게 됐다. 팀 이름인 '꽃잠'은 '깊이 든 잠', 그리고 '결혼한 신랑 신부의 첫날 밤'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같은 소속사 밴드 안녕바다의 보컬 나무가 추천해준 단어가 지금의 팀 이름으로 이어졌다.
처음부터 어쿠스틱 음악을 목표로 하지는 않았다. 서로가 편하게 느끼는 음악을 추구했을 뿐이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어쿠스틱 음악을 하게 됐다. 경력도, 나이도 차이가 많은 두 사람이다. 하지만 그 차이를 극복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음악이라는 공통분모가 있기 때문이었다.
"이지의 부모님이 다 프로페셔널한 음악가세요. 제가 즐겨 들었던 음악을 이지도 어릴 때부터 들으면서 자랐더라고요. 음악에 대한 이야기가 잘 통하니까 공감대가 쉽게 형성됐죠. 목소리도 매력적이었고요. 사실 이지와 함께 어쿠스틱 음악을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이지 또한 그랬을 것이고요. 그냥 같이 음악을 만들다 보니 지금과 같은 음악이 나오게 됐어요." (거정)
"부모님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음악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했어요. 오디션을 통해 고3 때 플럭서스 뮤직에 들어왔고요. 너무 어려서 먼저 많은 사람과 작업을 해본 뒤 나중에 앨범을 내자고 했죠. 그때 오빠가 같이 팀을 하자고 해서 꽃잠프로젝트를 하게 됐어요." (김이지)
꽃잠프로젝트의 첫 정규 앨범 '룩 인사이드' 커버./플럭서스 뮤직
지난 7일 발표한 첫 정규 앨범 '룩 인사이드(Look Inside)'는 꽃잠프로젝트가 그동안 해온 음악 작업을 잘 담아낸, 꽃잠프로젝트의 색깔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음반이다. 타이틀곡 '홈(Home)'을 비롯해 '미스터 맥클레인(Mr. McClain)' '그대는 어디 있나요' 등 총 10곡을 수록했다. 앞서 나온 두 장의 EP 앨범처럼 편안한 어쿠스틱 사운드가 귓가를 사로잡는다.
"앨범 제목은 '꽃잠프로젝트가 1년 반 동안 해온 음악을 봐달라'는 뜻이에요. 지금까지 저희가 작업해온 흐름을 담았다고 할 수 있죠. 앨범 전체적으로 따뜻한 느낌을 주고 싶어서 현악 편곡 등에도 신경을 많이 썼어요." (거정)
팀을 결성한 지 2년 반 만에 나온 첫 정규 앨범이다. 꽃잠프로젝트의 본격적인 활동은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어쿠스틱 음악만이 꽃잠프로젝트의 전부는 아니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는 아직 알 수 없다"는 거정의 말이 이를 증명한다. 다만 확실한 것은 어떤 장르가 되더라도 두 사람이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꽃잠프로젝트의 다양한 매력은 다음달 28일 홍대 앞 웨스트브릿지에서 열리는 단독 공연에서도 만날 수 있다.
"가사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사실 음악을 들으면 처음에는 가사가 안 들려요. 어떤 음악의 감성이 듣는 이의 마음을 쑥 스쳐 지나갈 때 호기심으로 가사를 찾아보게 되죠. 그런 음악을 만들기 위해서는 거부감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희가 먼저 자연스럽게 음악을 해야 하고요." (거정)
"듣는 사람들에게 편안한 음악이 된다면 좋겠어요. 너무 힘들고 지칠 때 위로가 되는 음악 있잖아요. 그런 음악을 하고 싶어요." (김이지)
사진/플럭서스 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