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약 1주일간 그룹 경영 상황을 보고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총괄회장이 이렇게 장기간 업무 보고를 받지 못한 것은 롯데 창업 70년만에 처음이다.
25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지난 19일 월요일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의 보고를 마지막으로 이후 엿새동안 롯데 계열사 대표들은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단 한 차례도 경영 현황을 보고하지 못했다.
90세가 넘었지만 매일 오후 3~5시 그룹 계열사들로부터 현황 등을 직접 보고받던 신 회장이 일주일째 보고를 받지 못한 배경에는 신동주·동빈 두 아들의 경영권 분쟁이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의 집무실(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 관할권까지 다툼에 휘말린 것이다.
형식적으로는 총괄회장 집무실을 '공동 관리'하는 것이나, 현재 총괄회장의 최측근에는 신동주 전 부회장 사람들만 있기 때문에 롯데 정책본부나 계열사들은 총괄회장과 거의 소통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롯데 관계자는 "SDJ코퍼레이션이라는 전혀 다른 회사 직원, 관계자들에게 총괄회장에 대한 보고 일정이나 내용을 상의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반대로 저쪽(SDJ)으로부터 총괄회장이 보고를 요구한다는 연락을 받은 일도 없다"고 전했다.
이처럼 통상적 보고가 열흘 가까이 끊어지자 신격호 총괄회장이 답답해하며 짜증을 내는 일이 잦아졌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이 정기적 경영 보고와 카드게임으로 정신 건강을 유지해왔는데 보고가 끊겨 우려스럽다"며 "신 총괄회장은 현재 그룹의 총괄회장일 뿐 아니라 호텔롯데·롯데쇼핑 대표이사로서 필수 보고 대상인만큼 여건만 갖춰지면 언제라도 곧바로 보고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