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결국 역사교과서를 국정으로 발행하기로 했다. 그동안 유지해온 검정교과서 대신에 앞으로는 국정교과서로 학생들을 가르치기로 한 것이다. 야당은 이에 대해 국회일정을 보이콧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굳이 국정화하는 것이 정부 방침이라면 현실적으로 막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이번에 정부가 하기로 한 국정교과서 체제가 오래 유지될 수 있는지는 알 수가 없다. 황우여 교육부총리도 얼마 전 TV에 출연해 국정교과서 체제를 영원히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 바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퇴임하면 다시 검인정체제로 돌아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정교과서 체제도 2~3년 지나면 다시 폐지될 운명이라는 것이다.
만약 교과서 체제가 이렇게 몇 년 사이에 오락가락한다면 학생들만 힘들어진다. 일선 교육현장에서는 상당한 혼란이 일어날 것이다. 이 역시 곤란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할 짓이 아니다. 그러므로 다른 대안을 더 찾아볼 필요도 있다. 이를테면 국정교과서를 발행하되 검인정 교과서 발행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해 보자는 것이다. 국정교과서와 검인정 교과서가 공존하되 선택은 학교 자율에 맡기면 된다. 그러면 국정교과서와 검인정 교과서 모두 채택률을 높이기 위해 열심히 그리고 성의있게 만들게 될 것이다. .
국정교과서와 검인정교과서가 경쟁하는 것은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시장경제의 원리와도 부합된다. 실제로 국립과 사립이 공존하고 경쟁하는 분야는 우리나라에 많다. 가장 쉬운 예로 각급 학교에는 국립과 공립, 사립이 모두 있다. 금융과 보험, 택배 등의 산업은 이미 국가기관과 민간기업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민간교도소까지 등장했다. 그러므로 교과서도 국정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민간출판사의 검인정교과서도 발행될 수 있도록 융통성을 발휘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그래야 국정 아니면 검인정이라는 양자택일 문제 때문에 벌어지는 소모적인 정쟁과 사회적 갈등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