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맞벌이 증가로 오픈마켓 김장재료 수요↑
4050세대 김장 감소로 대형마트 김장재료 매출은 ↓
쿡방 열풍에 김장하는 2030세대 대폭 증가
[메트로신문 김성현기자] #. 주부 이희주(34·여)씨는 결혼 후 지난해 처음 김장을 했다.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친정 어머니가 더이상 김장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 그가 김장을 시작한 이유다. 이 씨는 처음에는 담근 김치를 구입할까 고민했지만 믿고 먹기 위해서는 직접 담그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
#. 쿡방 열풍으로 밥 잘먹는 남자보다 밥 잘하는 남자가 최고의 신랑감으로 등극했다. 올초 결혼한 김재훈(36)씨는 어머니께 김장레시피를 받아 아내와 함께 첫 김장에 도전할 계획이다. 김 씨는 김장 잘하는 남자로 아내와 처가에 점수를 따겠다며 온라인을 통해 절임배추를 주문해 놓은 상태다.
#.결혼 30년차인 주부 서성희씨(53·여)는 자녀들이 출가한 이후 김장을 하지 않게 됐다. 부부 둘이 먹는데 예전처럼 거창하게 김장을 할 이유가 없어서기도 하지만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완제품을 사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국내 김장문화가 달라졌다. 김장철 공식이나 다름없던 '2030=완제품 김치, 4050=김장'이라는 편견이 깨지고 있다.
안전한 먹거리를 중시하고 요리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손쉽게 요리하는 법에 재미를 붙인 젊은 층이 직접 김치를 담그기 시작한 반면 가족수가 줄어든 중장년층은 포장김치를 선호하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처럼 2030과 4050의 김장문화가 엇갈리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김장재료 판매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4일 G마켓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10월26일~11월1일)동안의 김장 관련 제품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2030세대의 배추 구매가 전년 동기 대비 13배(1241%)이상 급증했다. G마켓의 배추 구매 비중 중 2030 세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42%에서 50%로 늘었다.
배추 뿐만 아니라 김장부재료 구매 증가율도 젊은층의 증가가 뚜렷했다. 2030세대의 젓갈 구매는 68%, 소금은 151%, 마늘은 135% 늘었다. 김장비닐 구매도 2배이상(15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존에 김치를 직접 담가먹던 4050 세대는 완제품인 포장김치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높아졌다. 같은 기간 4050세대의 포장김치 구매는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2030세대의 포장김치 구매가 20%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4050 세대의 열무김치와 총각김치 완제품 구매는 전년 대비 각각 315%, 75% 증가했다. 깍두기와 석박지는 187%, 갓김치와 고들빼기 김치는 76% 늘었다.
G마켓 신선식품팀 박영근 팀장은 "워킹맘, 1인 가구 증가 등의 이유로 최근 몇 년간 김치 완제품을 사먹는 추세가 이어졌었는데 올해는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쿡방 트렌드가 김장 담그는데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며 "실제 G마켓에서 김장 시즌을 앞두고 배추, 소금, 마늘 등을 구매하는 2030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몰을 통한 김장 재료와 김치를 구매하는 수요가 늘어난 것과 달리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매장에서는 구매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롯데마트가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 김장 시즌(11월) 매출을 분석한 결과 배추, 무, 갓 등의 주요 '김치 채소'의 매출이 14년과 13년에 각각 10.9%, 21.1% 감소했다.
롯데마트 측은 이 같은 결과를 양식, 일식 등 다양한 식문화가 보편화돼 김치를 먹지 않고 끼니를 해결하는 수요가 늘어 김치를 중심으로 하는 한식 문화가 변화한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또 1인가구와 맞벌이 가구의 증가도 김치 채소 매출감소의 한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온라인몰 구매를 선호하는 젊은층이 대거 김장에 나선 것도 오프라인 매출 감소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무거운 김장 재료를 직접 운반하는 번거로움 대신 절임배추를 손쉽게 집에서 받아보는 것을 선호하는 젊은층의 니즈가 김장문화를 바꾼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