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문화>영화

[스타인터뷰] '내부자들' 이병헌 "저의 기반은 한국…열심히 할 수밖에 없죠"

배우 이병헌./쇼박스 제공



[메트로신문 장병호 기자] 이병헌(45)은 그야말로 훨훨 날고 있었다. '광해, 왕이 된 남자'로 1000만 배우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그는 할리우드로 건너가 '지.아이.조2' '레드: 더 레전드'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등에 출연하며 미국 진출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한없이 날아갈 것 같던 그의 행보는 뜻하지 않은 구설수 앞에서 꺾이고 말았다. 그를 향한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연예인에게는 치명적인 이미지 손상이었다. 시련을 겪으면서 이병헌은 생각했다. 개인적인 삶도, 배우로서의 삶도 더 열심히 살아가는 것밖에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이다.

오는 22일 개봉하는 '내부자들'(감독 우민호)은 그런 이병헌의 노력이 빛나는 영화다. 윤태호 작가의 미완결 웹툰이 원작이다. 유력 대통령 후보와 재벌 회장을 돕는 정치깡패 안상구(이병헌)와 유명 언론사 논설주간 이강희(백윤식), 그리고 검사 우장훈(조승우)을 통해 대한민국 사회를 움직이는 '내부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 '내부자들'./쇼박스 제공



이병헌이 깡패 역할을 맡은 것은 '달콤한 인생'에 이어 두 번째다. "풍족한 시절을 누리던 깡패가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져 복수를 꿈꾸게 된다"는 이야기의 큰 줄기는 비슷하다. 그러나 '내부자들'의 안상구는 '달콤한 인생'의 선우와는 그 결이 확연히 다르다. 어딘가 촌스러워 보이는 정장을 입고 전라도 사투리를 구수하게 쓰는 안상구의 첫 등장이 이를 잘 보여준다.

"처음 시나리오에서는 안상구가 너무 진중했어요. 생각보다 매력이 크지 않았죠. 심지어 영화에 나오는 모든 이들이 진지했어요. 사건도 질퍽했고요. 숨 쉴 틈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안상구를 그런 캐릭터로 만들려고 했어요. 대사도 재미있게 바꿨고요. 스스로는 '비장하고 치밀한 깡패'라고 생각하지만 알고 보면 헛방을 날리는 경우가 많은 인물이죠."

배우 이병헌./쇼박스 제공



사실 이병헌이 '내부자들'의 시나리오를 받고 가장 먼저 끌렸던 인물은 백윤식이 연기한 이강희였다. 그가 선호하는 "배우가 누구인지에 따라 캐릭터가 달라질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민호 감독으로부터 안상구 역을 제안 받은 그는 오히려 반대로 안상구를 자신만의 색깔로 채워나갔다. 머리를 기르고 체중을 감량하는 외적인 변신은 물론 사투리에 종잡을 수 없는 유머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안상구의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만들었다.

안상구가 영화를 좋아하는 인물이라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완성된 영화에서는 삭제된 설정이다. "원래 있던 첫 신이 참 좋았어요. 안상구가 어두컴컴한 호텔에서 기자를 만나 '토요명화'와 잭 니콜슨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거든요. 그가 왜 복수를 하게 됐는지를 설명하는 장면이죠. 안상구가 이강희를 차 안에서 만나는 장면에서는 다시 보자는 뜻으로 '아일 비 백'이라는 애드리브를 하기도 했어요. 지금 영화는 사건 중심으로 많은 부분이 편집됐어요. 아쉬움도 있죠. 나중에 캐릭터 버전으로 새로 편집한 영화가 나오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배우 이병헌./쇼박스 제공



영화는 정치권력과 재벌, 언론의 유착관계를 날카롭게 파고든다. 한국사회를 지배하는 권력의 단면을 그렸다는 점에서 '부당거래'나 '베테랑' 등을 떠올리게 한다. 이병헌이 사회적인 주제를 담은 영화에 출연한 것은 '내부자들'의 최초다. 그러나 이병헌은 "처음 시나리오는 오히려 느와르적인 느낌이 강했다"며 "사회 비판적인 영화를 해봐야겠다는 거창한 생각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가 영화를 바라볼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재미'이기 때문이다.

"배우마다 다 다른 기준이 있을 거예요. 누군가는 시나리오를 선택할 때 사회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저의 기준은 아주 단순해요. 재미있는 영화죠. 영화를 볼 때도 마찬가지에요. 재미가 있어야 그 다음의 것들이 중요하니까요."

25년의 긴 시간동안 연기를 해온 이병헌은 "시나리오를 읽기 전이나 촬영 전에는 신기하게도 설레고 떨린다"고 말했다. '내부자들'을 마친 뒤 그는 할리우드로 건너가 '미스컨덕트'와 '황야의 7인'을 촬영했다. 자신의 아이돌인 알 파치노와 연기하는 영광스러운 경험도 했다. 할리우드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경험에 뿌듯함도 느꼈다. 그럼에도 이병헌은 "늘 하는 이야기지만 나의 기반은 여기 한국"이라고 강조했다.

"할리우드는 한계가 있어요. 그곳에서 태어나고 자라났어도 연기 대결하기 힘든 곳인데 이제 겨우 알파벳을 배우는 수준인 제가 어떻게 그들과 경쟁하겠어요? 물론 해볼 때까지 해보고 부딪혀도 봐야겠죠. 하지만 제가 끝을 맺어야 하는 곳은 바로 여기 한국이라고 생각해요."

배우 이병헌./쇼박스 제공



사진/쇼박스 제공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