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이베스트투자증권>
*2015 년 10 월말 기준, 음영은 크레딧 이슈 업종 표시>
신용(Credit) 이슈 기업 중 비우량 회사채 발행잔액이 24조원에 달하고 있다. 총 313개 기업이 한계기업(2년 연속 1 미만의 이자보상비율을 기록한 기업)기준을 충족했다.
전문가들은 좀비 기업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난 만큼 "대마불사(大馬不死) 문제로 체력을 소모하기 보다는 국가 경제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과 중소기업 등 관련 하청업체들에 미칠 영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A등급 이하 이슈업종 회사채 발행잔액 24조원
11일 이베스트투자증권과 크레딧업계에 따르면 건설·조선·석유화학·항공운송·해상운송·철강 등 이슈업종의 비우량등급(A등급 이하)회사채 발행잔액은 10월말 기준 총 23조995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건설이 6조 216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조선과 석유화학의 발행잔액은 각각 5조4350억원, 5조2530억원이었다.
항공, 해상, 육상 등 운송업종의 A등급 이하 회사채 발행 잔액은 5조 6307억원이었다.
철강은 우량등급인 포스코가 빠지면서 잔액이 1조 4608억원에 불과했다.
또 A등급 이하 회사채 두 개 중 한 개(52.8%)는 크레딧 이슈 업종에 속해 있었다.
강화된 기준에서 한계기업은 313개로 분석된다. 최근 금융당국은 한계기업의 범위를 2년 연속 1미만을 기록한 기업으로 확대해서 구조조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현재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혹은 유효등급은 없지만 신용등급평가를 받은 기업)은 총 45개로 15% 정도이다.
이자보상배율이 2년 연속 1미만인 기업 가운데 3년간 매출액 감소와 영업적자를 낸 곳은 44개(14%)였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손소현 연구원은 "회사채 발행잔액이 큰 기업들도 꽤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면서 "현대상선, 대성산업, 한국자원투자개발, 마니커, 바른손, 코데즈컴바인 등 6곳이 교집합에 있다"고 전했다.
◆기업스스로 자발적 구조조정이 해법
'벌거벗은 임금님'. 안데르센 동화 중 손꼽히는 명작이다. 사기꾼 재봉사가 임금을 찾아와 세상에서 가장 멋진 옷을 만들겠다고 제안한다. 그러나 옷이 완성된 날 왕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 옷은 어리석은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다"는 말에 왕은 있지도 않은 옷을 입는다. 신하들은 멋진 옷이라고 칭찬한다. 한 아이가 거리행진 중인 왕을 보고 "임금님이 벌거벗었다"고 외친 뒤에야 왕은 속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시장에서는 기업 자신도 '군중보다 아이의 목소리를 귀에 담을 때이다'고 한목소리를 낸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에도 수박 겉핥기식 구조조정이 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과 이번에도 어떻게든 넘어갈 것 이라고 내실 다지기에 소홀한 기업들이 있다면, 군중들의 박수 소리보다는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대마불사(大馬不死)'의 논란에 사로잡혀서도 안 될 것으로 지적된다.
시장에서는 대우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 등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각각 4조2000억원, 4200억원의 자금을 쏟아붓기로 해 논란이 있다.
김진성 우리금융연구소 실장은 "주요 산업내 부실기업 정리, 산업경쟁력 제고를 위한 통합 등이 자칫 산업내 플레이어를 축소해 경쟁을 약화시키거나 비효율적인 대형화를 통해 자칫 구조조정의 역효과가 나타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선적으로 기업의 자발적인 사업포트폴리오 조정을 독려하고, 기업 구조조정의 유형별로 소위 '시범케이스'가 아닌 '성공적인' 기업 구조조정 모범사례를 이른 시일 내에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자료=이베스트투자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