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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시황

(금융지주 빛과 그림자)(3)탄탄한 지배구조에서 성장도 있다

# 다양한 형태와 성격의 지배구조가 나올 수 있는 문화가 중요하다. 금융지주가 변화를 두려워한다면 과거의 관행과 행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현 체제로 간다면 지주 회장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의 역할부터 다시 세워야 한다. 아니면 아예 지주사를 없애는 게 낫다. (전 은행장 B씨)

금융지주회사의 지배구조는 미완의 과제다.

특히 지주회사 및 핵심 자회사인 은행 경영진 갈등은 뿌리가 깊다. 경영진 간의 갈등이 법적 분쟁으로 치달았고, 금융당국의 무더기 징계를 초래하기도 했다.

이 같은 분란은 사회적 혼란을 불러오고 기업의 경쟁력은 땅에 떨어져 막대한 역효과를 유발했다. 금융권에서 심심치 않게 지주사 제도 자체의 무용론이 제기되는 이유다.

◆갈등의 역사

김옥찬 SGI서울보증 사장이 최근 KB금융지주의 사장으로 내정됐다. 김 사장을 KB금융 사장직에 앉히면서 윤종규 KB금융회장은 '당분간 국민은행장 분리 선임은 없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에선 이번 인사가 차기 국민은행장 선임을 앞둔 포석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국민은행장을 겸하고 있어서다.

금융감독원은 KB금융에 대한 종합검사를 통해 KB사태 이후 KB의 지배구조가 어떻게 개선됐는지 낱낱이 뜯어본다는 방침이다.

KB금융 검사를 계기로 지주사 지배구조 문제가 뜨거운 감자가 될 소지가 다분하다.

국내 금융환경에서 지주사 체제가 은행을 장악한 배경은 지배구조상의 이점 때문이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지배와 소유가 구분되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추세인 대형화와 다각화가 빨라지면서 금융지주가 빠르게 자리 잡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강력한 오너가 없다 보니 지주 회장과 행장, 사장과 은행장 등의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주회사와 자회사의 권한과 책임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은 데서 경영리스크가 발생한다"면서 "지배주주 없이 소유와 경영이 완전히 분리된 현재와 같은 금융지주회사 체제 하에는 언제든 과거와 같은 일이 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주회사 회장과 은행장이 서로 다른 루트를 통해 선임된 경우에는 갈등과 반목을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에는 신한·하나금융그룹 등이 안정적인 지배구조 구축을 위해 CEO 자격요건을 규정하고 후보군을 육성하는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금융지주사의 수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50~80%에 달한다.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보니 은행과 갈등이 발생하곤 했다. 옥상옥 구조는 지주사 회장이 관심의 대부분을 은행에 쏟게 돼 은행의 경영 실권을 쥐고 있는 행장과 사사건건 대립할 수밖에 없다. 지난 2009년 KB금융 황영기 전 회장과 강정원 전 행장 간 갈등, 2010년 신한금융 라응찬 전 회장과 신상훈 전 사장 간 충돌 등 빅4 금융지주가 비슷한 내홍을 겪었다.

◆CEO 성과주의 '양날의 칼'

"JT(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영문 머릿글)를 믿어 달라. 나를 믿지 않으면 통합하지 않아도 좋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이끈 것은 김 회장의 뚝심이 결정적이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김 회장은 지난 7월 6일부터 사흘간 대구·경북, 부산·울산, 경인본부 등을 돌며 직원들과 대면하며 통합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10일 외환은행 본점 강당에서 열린 '2015 마케팅영웅-영업의 신(新)' 행사에도 참석해 직원들과 직접 소통했다.

KB금융의 LIG손보 인수가격 협상 타결 등 막혀 있던 각종 난제 해결의 중심에는 윤종규 회장이 있었다. 비은행 비중 확대, 계열사간 시너지, 협상 지연에 따른 비용만 감안해도 타결이 시급했지만 협상은 수 개월 째 진척이 없었다. 결국 윤종규 회장이 나섰고 구자원 LIG 회장과의 회동 이후 협상은 급물살을 탔다.

국민카드와 현대차 간 할부금융 수수료 협상도 윤 회장이 현대차 사장을 만나 접점을 찾았고 KB사태·사외이사 거취 등 얽힌 현안도 직접 당국을 방문해 실타래를 풀었다.

그러나 금융권에선 CEO 성과주의가 '양날의 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은 30대 그룹 총수를 만나며 지점 여러 개 몫의 영업을 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어 회장이 떠나고 난 뒤가 문제다.

신한금융이 라응찬 전 지주 회장의 후계구도 다툼으로 지배구조에 균열이 생겼던 것도 마찬가지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강력한 리더십은 분명 은행의 경쟁력에 보탬이다. 하지만 CEO의 역량에 그룹 전체가 좌지우지된다면 지주회사 체계는 단점이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해결방안이 있을까.

은행권 한 임원은 "금융지주사 체제를 살리려면 회장이 행장 임명의 실질적 권한을 갖도록 해야 한다. 문제는 낙하산 인사다. 금융지주가 제대로 뿌리 내리려면 CEO 선임 제도와 관행에 근본적인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아예 금융지주사 제도 자체가 국내 금융사들과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지난해 금융사는 비용 절감과 경영 효율을 위해 지주사 체제를 포기하는 추세다. 씨티금융지주가 씨티은행과의 합병을 통해 지주사 체제를 포기했고 SC금융지주도 곧 씨티와 같은 길을 걸었다.

우리금융도 계열사의 분할매각으로 해체됐다. 산은도 이유는 다르지만 지주회사에서 발을 뺐다. 지방 금융지주를 제외하면 은행지주사의 절반가량이 없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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