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4분기까지 매출액 상위 20개 기업 중 11개사가 지난해보다 매출액이 감소했다.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조선업체 '빅3'는 나란히 영업적자 규모 1~3위에 오르는 불명예를 떠안았다.
또 국제 유가 하락과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의 효과로 이익은 늘어나지만 정작 매출은 감소하는 추세가 작년부터 이어지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불황형 흑자'가 고착화되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가 17일 유가증권 상장 12월 결산 상장법인 498개사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실적을 분석한 결과 총 매출액은 1205조6156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24% 감소했다.
S-Oil , 한국가스공사 등 매출액 상위 20개 상장사 중 11개 업체가 매출액이 줄어드는 대기업들의 부진이 이어져다.
중견 기업의 부진이 눈에 띈다. 건설업체인 신한은 전년 동기보다 76.11%나 줄어들었다. 인스코비(컴퓨터 및 주변장치, 소프트웨어 도매업)와 대유신소재(자동차 부품)도 각각 -64.04%, -54.34%를 기록해 매출액 감소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조사대상 업체들의 34분기 누적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6.43%와 4.69%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0.91%포인트, 0.61%포인트 늘어났다.
대우조선해양ㆍ삼성중공업ㆍ현대중공업의 조선 '빅3'는 영업적자가 큰 기업 순위 1~3위를 휩쓸었다. 이들 업체는 -1조2877억원~-4조669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조사 대상 기업 10곳 중 8곳 꼴로 흑자를 내 그나마 다행이었다. 498곳 중 연결 기준으로 394곳(79.12%)이 3·4분기 누적 흑자를 기록했다. 이중 3·4분기 누적 흑자 지속 기업은 329곳, 흑자 전환 기업은 65곳이었다.
적자를 지속하거나 적자로 전환한 기업은 104곳(20.88%)이었다.
개별 재무제표 기준으로도 상황은 비슷했다.
분석 대상 기업 617곳의 개별 기준 3·4분기 누적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49%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39%와 18.15% 증가했다.
코스닥 상장사는 외형과 수익성 모두 성장했다.
거래소와 코스닥협회가 집계한 코스닥시장 12월 결산법인의 실적을 보면 연결재무재표를 제출한 상장사 635곳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91조8556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68% 증가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조292억원과 3조5451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0.95%, 12.82% 늘어났다.
삼성전자가 한국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기업들의 실적을 재산정했더니 영업이익 증가폭은 16.72%로 높아졌고 순이익은 24.31% 증가로 반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매출액 감소폭도 3.13%로 줄어들었다.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 조사대상 상장사 전체 매출액의 12.2%를 차지하는 등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