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스마트폰 신흥시장 14개국에서 스마트폰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이 지난 8월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서 열린 신제품 공개행사에서 갤럭시S6엣지 플러스(왼쪽)와 갤럭시노트5(오른쪽)을 들고 있다. /삼성전자
[메트로신문 정문경 기자]글로벌 스마트폰 경쟁이 '신흥시장'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신흥 15개 국가'의 스마트폰 시장을 싹쓸이했다. 3·4분기 8400여 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하며 글로벌 1위 자리를 지킨 원동력도 이들 '신흥 15개국(Next fifteen)'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다.
19일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성장 속도가 빠르며 절대 규모 면에서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이끌고 있는 '넥스트 피프틴'에 대한 시장 보고서를 발표했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스마트폰 보급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동남아국가들뿐 아니라 이집트, 네델란드, 나이지리아, 폴란드 같은 유럽 및 아프리카, 중남미 주요국들이 포함됐다.
삼성전자는 이들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이집트에서는 53.6%의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고 터키(45.2%)와 루마니아(44.2%), 네덜란드(43.3%), 포르투갈(42.2%) 등에서도 2위 업체와 큰 격차를 보였다. 다만 유일하게 필리핀에서만 현지 제조사에 판매량 1위를 빼았겼다.
이들 15개 국가 중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가장 큰 인도네시아에서 삼성전자는 27.5%의 점유율을 기록, 1위에 올랐다. 스마트프렌 등 초저가 제품 위주의 현지 업체들과 경쟁에서 가격은 물론, 물량 면에서도 우위를 점한 것이다.
스마트폰이 신흥 시장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중저가 스마트폰의 성장률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신흥 시장에선 선진 시장에서처럼 니치마켓(틈새시장)만 공략해서는 수익성을 높일 수 없다. 무조건 많이 팔아서 남기는 장사를 해야 한다.
삼성전자도 중저가폰에 힘을 싣고 있다. 삼성은 갤럭시S 시리즈 디자인을 이식한 갤럭시A같은 중저가폰 판매를 늘릴 계획이다. 올해 중저가폰 비중을 70%까지 높일 전망이다.
하이엔드(고가)보다는 중저가 스마트폰의 성장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주요 선진 시장 판매량이 둔화되고 신흥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안술 굽타 가트너 연구원은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되고 있지만 동남아 같은 신흥시장은 성장의 여지가 많다"며 "전체 시장 가운데 신흥국에서 스마트폰 판매의 30~40%가 이뤄질 전망이어서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장 규모에서는 동남아 시장의 성장세가 눈에 띄었다. SA는 "3분기 이들 시장의 성장률은 10%를 기록했다"며 "아태 지역 판매량의 13%를 차지할 정도"라고 평가했다. 초기 스마트폰 시장을 이끌었던 북미와 서유럽, 그리고 지난 1~2년간 성장을 주도했던 중국과 인도가 주춤해진 사이, 동남아 신흥국들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을 이끌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SA는 인도네시아가 2020년이면 스마트폰 판매량이 5400만대에 육박, 일본(3900만대)을 밀어내고 5위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또 2015년 한해 스마트폰 수요량이 1600만대에 그쳤던 베트남은 5년 뒤 2600만대로 60% 가까이 시장이 성장, 시장 규모가 17위에서 14위로 뛸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3·4분기에만 우리나라 한 해 스마트폰 전체 판매량에 버금가는 1000만대가 넘는 스마트폰이 팔렸다. 2억5000만이 넘는 세계 4위 규모의 거대 인구가 본격적으로 스마트폰을 쓰기 시작하며 나타난 잠재력이다. SA는 "인도네시아를 앞세운 동남아 5개국은 거대한 인구 규모와 낮은 스마트폰 보급률에 힘입어 앞으로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