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정문경 기자]요즘 이동통신 3사는 각 회사에서만 판매하면서 가격대비 성능이 좋은 이른바 '전용 중저가폰' 라인업을 늘리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이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이후 중저가 스마트폰의 수요가 증가하자 각 사마다 소비자들을 끌기 위한 차별화 전략를 펼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는 다음주 삼성전자 '갤럭시 J7'을 단독 출시한다. 지난 9월 TG앤컴퍼니와 '루나'를 출시, 중저가 돌풍을 일으켰던 SK텔레콤도 또 다른 후속모델 출시를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전용 중저가폰이 이동통신 업계의 새로운 전쟁터로 떠오르고 있다.
◆KT '갤럭시 J7' 단독 출시, SKT '루나'와 대적할까
KT가 선보일 갤럭시J7은 삼성전자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J5'를 잇는 후속작으로, 13.97㎝(5.5인치)고화질(HD) 디스플레이와 1.5기가바이트(GB) 램(스냅드레곤615), 500만 화소 전면 카메라를 탑재했다. 지난 6월 출시된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명품 중저가폰'으로 호평을 받았던 모델이기도 하다.
이 제품의 최대 경쟁력은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다. 갤럭시J7의 출고가는 대략 30만원 초중반 대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공시 지원금에 대리점 추가 지원금(최대 15%)를 합칠 경우, 소비자들은 최저 10만원대면 이 제품을 손안에 넣을 수 있게 된다. KT는 지난 7월에도 갤럭시J5를 '갤럭시 센스'라는 브랜드로 출시한 바 있다.
KT 관계자는 "KT의 중저가폰 라인업은 주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제조사의 검증된 모델을 쓴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밝혔다. KT는 전용 보급형 제품의 경우 광고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대신 출고가 자체를 낮춰 실제 구매고객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도 지난 9월 출시한 '루나'가 기대 이상의 흥행 성과를 기록하자 후속작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 화웨이의 'X3' 단말기를 단독 출시했던 LG유플러스도 또 다른 후속 전용모델 출시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통업계, 보조금 경쟁대신 단말기로 승부
이통사들이 앞다퉈 전용폰 출시 경쟁에 열을 내는 것은 우선 중저가폰 구매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해 7월 32.1%에 머물렀던 60만원대 이하 단말기 판매 비중이 올해 7월에는 44.1%까지 치솟았다. 반면 70만원 이상 단말기는 54.4%에서 올해 7월 49.3%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프리미엄폰의 성능 발전 추세가 더뎌진 반면,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한 중저가폰들이 크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 9월 SK텔레콤이 TG앤컴퍼니와 함께 출시한 '루나'폰의 경우, 출시 초반 하루 2000대 가량 판매되며 품절 사태가 빚어질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현재는 하루 평균 800~1000대 수준으로 판매량이 줄었지만, 출시 초반 주간 판매량 2위를 기록하며 경쟁사들을 긴장시켰다. 저렴한 가격대(출고가 44만원)에 프리미엄폰에 필적할만한 디자인과 성능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단말기유통법 시행 이후 프리미엄폰에 대한 이통사들의 마케팅 차별성이 없어진 것도 이통사들이 전용 모델 출시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에는 보조금 액수가 유일한 경쟁의 포인트였지만, 보조금 경쟁이 제한되자 요금제를 비롯해 단말기에서도 차별점을 찾아야 소비자를 유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용 모델의 경우, 흥행을 끌면 끌수록 고스란히 자사 이동통신 가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이통 3사의 전용모델 출시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