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연미란 기자]23일 서울시를 비롯한 전국 지자체에서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분향소를 설치, 운영에 들어갔다.
서울시는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는 시민 여론을 감안하고 행정자치부 지침을 반영해 서울광장 서울도서관 정문 앞에 분향소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분향소는 이날 낮 12시부터 영결식을 치르는 26일 자정까지 운영되며 국민 누구나 분향할 수 있다. 분향에 필요한 국화꽃이나 향 등은 일괄 제공된다.
분향소 규모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 때와 유사한 가로 22m, 세로 10m, 너비 10m 수준이며 제단 꽃 2만 4000여 송이로 장식된다.
서울시는 천막과 테이블 등 각종 시설을 설치하고 하루 3교대 120명의 직원이 조문객을 안내하는 등 전직 대통령 예우에 한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박원순 시장은 김 전 대통령의 서거 당일인 11일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저희 야당과 민주화운동에서 큰 지도자였고 대통령이 되신 후에도 민주 헌정의 기초를 닦으셨던 분"이라면서 "정말 우리 사회의 큰 별이 지셨다고 생각한다"고 애도했다.
23일 권영진 대구시장이 대구 안병근올림픽유도관에 마련된 고 김영삼 전 대통령 분향소에서 간부 공무원들과 함께 조문하고 있다./대구시제공
박 시장은 "젊은 변호사 시절 민주화추진협의회와 양김 단일화에 참여하면서 몇 번 뵀으며 그런 어려운 시절을 견디면서 민주화의 큰 길을 개척했던 큰 지도자라서 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품고 있었다"며 "김현철씨 등 유족들에게 추모 말씀과 함께 서울광장에 설치하는 추모시설에 대해 말씀드렸다"고 덧붙였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도 이날부터 분향소를 설치해 일반 시민의 조문을 받고 있다. 김 전 대통령 고향인 경남도는 도청 현관 앞 광장에 분향소를 마련했다. 경남도에 따르면 분향소는 300명이 동시에 분향할 수 있는 규모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이날 경남도청 현관 앞 광장에 설치된 분향소에서 김 전 대통령 영정에 헌화한 뒤 "김영삼 전 대통령은 한국 현대사에서 대한민국 변혁을 이끈 가장 큰 족적을 남겼다"고 추모했다. 홍 지사는 24일 오후에는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직접 찾아 조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청 이외에도 김 전 대통령의 고향 마을인 거제시 장목면 대계마을과 실내체육관 등 2곳에 분향소가 설치된다. 진주시 등 다른 시·군도 자율적으로 분향소를 설치할 방침이다. 충북도도 도청 대회의실에 분향소를 설치해 오전 9시부터 조문객을 받았다.
아울러 옛 대통령 별장인 청주시 소재 청남대 대통령기념관에도 추모공간이 마련됐다.
김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에 28차례(126일)에 걸쳐 청남대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많은 횟수다.
충북도는 도청 대회의실에 고 김영삼 전 대통령 분향소를 설치했다. 이시종 지사는 이날 아침 주요간부회의에 앞서 도청 실·국장들과 함께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경기도는 도청 신관 4층 제1회의실에 분향소를 설치했으며 조문은 26일 자정까지 하루 24시간 운영한다. 이곳은 지난해 세월호 참사 당시 분향소를 차린 곳이다.
전북도는 전날 도청 강당 1층에 합동분향소를 마련해 오전 7시 30분부터 일반 시민이 자율적으로 조문할 수 있도록 24시간 분향소를 개방했다.
경북도는 대구 산격동 도청 강당에 분향소를 설치해 김관용 경북지사와 직원들이 분향한 뒤 시민들에게 전면 개방했다.
제주도와 전남도, 광주시, 강원도도 각각 도청 본관에 분향소를 설치해 26일 자정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이밖에 인천시·대전시·울산시 역시 시·도청에 김 전 대통령의 분향소를 설치하고 이날 오전부터 조문객을 받고 있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은 추모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유족 측은 서거 당일(22일) 오후 10시 반 기준으로 조문객 수는 3200명을 넘어섰고 빈소로 배달된 조화도 180개 이상이라고 밝혔다.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여야 정계 인사를 비롯해 각계각층 사람들의 발길이 이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의 대표 분향소는 유족들의 뜻에 따라 국회의사당에 마련됐으며 영결식은 26일 오후 2시 국회에서 엄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