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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시황

회사채 시장서 팽 당한 기업, 은행에 손 벌린다

"선뜻 자금조달을 해주겠다는 금융회사가 없다. 잘못했다간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는 처지도 이해가 간다." 회사채 발행에 실패한 중견 제조업체 A사는 최근 가까스로 운영자금을 조달했다. "돈은 더 들지만 기업어음(CP)이 없었다면 큰 일 날 뻔 했다"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자금 보릿고개'에 허덕이는 기업들이 자금조달 수단을 회사채시장 대신 은행 차입으로 바꾸고 있다. 기업어음(CP), 전자단기사채 등 급전을 빌려쓰는 곳도 늘고 있다. 기업 구조조정, 신용강등 리스크로 어지간한 기업을 제외하고는 만기때 회사채 차환발행이 여의치 않아서다. 반면 은행 대출금리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이다.

회사채 빚을 갚지 못해 채권단에 끌려 다니기보다 은행과 협의를 통해 차입금 만기를 연기하는 것이 더 쉽다는 생각도 작용하고 있다.

◆회사채 시장, '자금 보릿고개'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의 기업대출이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10월 말 잔액은 729조5000억원으로 전월보다 9조3000억원 증가했다. 역시 지난해 4월(9조6000억원) 이후 1년6개월 만에 가장 크게 늘어난 것이다. 대기업 대출은 일부 기업의 인수·합병(M&A) 수요, 분기말 일시상환분 재취급 등으로 증가액이 9월 2000억원에서 10월 3조1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에 비해 10월 일반 회사채의 순발행 규모는 마이너스(-) 1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3월부터 순발행 기조를 이어오던 회사채 시장은 지난달 순상환(순발행 -3326억원)으로 돌아섰다. 그만큼 회사채의 신규 및 차환 발행이 위축되면서 기업 자금조달 사정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 대기업까지 제때 원하는 자금을 끌어쓰지 못하는 형편이다.

신용등급이 AA+인 롯데케미칼은 이달 초 회사채로 300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었지만 400억원어치가 팔리지 않았다. 두산건설은 매수주문이 20억원(250억원 조달 예정) 밖에 들어오지 않았다. 한화갤러리아, 한진, GS에너지, GS글로벌 등이 물을 먹었다.

비우량기업과 투기등급 기업은 더 심각하다.

올해 들어 신용등급 'A~BBB' 등급에 속한 비우량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잔액 비중은 30%(11조8000억원)에 그쳤다. 투기등급이 회사채 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은 6000억원에 불과했다. 반면 우량기업들은 27조5000억원을 조달했다.

유통시장에서도 81%가 우량 기업 회사채였다.

한 시중은행 여신담당 임원은 "금리가 낮아지면서 우량 기업들은 회사채를 은행 대출금리보다 훨씬 싸게 발행할 수 있지만, 적잖은 기업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들 기업들이 은행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현대그룹 등이 채권단에 끌려다니는 것도 은행대출을 늘리는 동기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회사채 대신 전자단기사채나 기업어음(CP)을 찾은 곳도 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자단기사채 발행액이 256조2000억원(6748건)으로, 직전 분기보다 4% 증가했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누적 발행액은 705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발행액(476조3000억원)은 물론 지난해까지 2년간 발행액(534조4000억원)도 넘어섰다.

전자단기사채는 만기 1년 미만의 단기 자금을 실물이 아닌 전자 방식으로 발행·유통해 조달하는 금융상품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2000억 원 규모의 CP를 발행했다.

◆앞으로가 더 걱정

은행 간 대기업 대출경쟁도 이 같은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은행들은 초저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가계 대출 등을 통한 이자마진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건설, 조선 등 경기가 나쁜 업종을 제외하고는 대기업 대출을 늘리기 위한 경쟁이 한창이다. 대기업들의 평균 대출금리는 지난해 말 연 3.77%에서 9월 말 연 3.29%까지 떨어졌다.

최근엔 중소기업들의 은행 문턱도 낮아졌다. 은행들은 지난해 말 연 4.26%에서 9월 3.73%까지 대출 금리를 낮췄다.덕분에 중소기업대출은 9월 5조5000억원에서 10월 6조2000억원 증가세를 보였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올해 들어 대기업 부실이 연달아 터지는 등 더 이상 '대마불사(大馬不死)'의 논리가 통하지 않게 되자 알짜 중소기업을 찾아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부실기업 솎아내기가 본격화 될 경우 당분간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을 것이란 우려가 크다. 자칫 시장 리스크로 확대될 경우 기초 체력이 튼튼한 기업들까지 불똥위 튈 수도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손소현 연구원은 "A~BBB 등급에 속한 비우량 크레딧물의 절반 이상이 크레딧 이슈 업종에 속해 있어 기업 구조조정이 진행됨에 따라 향후 비우량등급 크레딧 스프레드의 추가적인 확대가 예상된다"면서 자금조달 시장이 험난 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문호 기자 k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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