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KRX, 유안타증권* 지수별 배당수익률은 KRX 계산 기준>
대기업의 통 큰 배당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코스피200 결산 현금 배당이 15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민국 배당 역사상 최고 수준이다. 시가 배당수익률도 1.44%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삼성·SK 등 기업지배구조 개편과정에서 주주친화정책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확대되면서 배당에 나서는 기업들이 더 늘어 날 것으로 본다. 기업소득환류세제·배당소득증대세제 등 배당장려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돼 결산에서 기업들이 배당을 늘릴 여지도 커졌다.
◆올해 배당수익률 따져보니
국내 상장사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2011년 1.54%에서 2012년 1.33%, 2013년 1.14%, 2014년 1.13% 등 하락세를 보였다.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2000년 2.44%, 2003년 2.09%, 2004년 2.06% 등 2%대에 달했다.
덕분에 '배당 후진국'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한국 기업들의 배당수익률은 1.30%로 조사 대상 51개국 가운데 49위였다. 아르헨티나(0.92%)와 아일랜드(0.82%)만 한국보다 배당수익률이 낮았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이 배당 수익률을 끌어 올리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상장사들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1.43~1.44%로 지난해(1.13%)보다 0.3~0.4%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대신증권도 올해 연말 보통주 기준 코스피 시장의 예상 현금배당수익률(주가 대비 예상배당액)은 1.49%로, 지난해 1.28%보다 0.21%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대기업들의 배당 확대정책과 연관이 크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2017년까지 연간 잉여현금흐름의 30~50%를 배당 재원으로 쓴다는 계획이다.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자금 중 설비투자분을 제외하고 남는 재원의 최대 절반까지를 주주환원에 쓰겠다는 것.
현대차 SK하이닉스 등이 배당성향을 높이기로 했다.
국내 상장사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2011년 1.54%에서 2012년 1.33%, 2013년 1.14%, 2014년 1.13% 등 하락세를 보였다.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2000년 2.44%, 2003년 2.09%, 2004년 2.06% 등 2%대에 달했다.
윤정선 현대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의 주주친화 정책에 따라 배당성향과 배당액 증가 폭이 전년대비 더욱 가파르게 나타날 전망"이라며 "향후에도 우호적인 배당정책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관련 종목들이 점차 시장에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숙기 접어든 대기업, 배당 카드 쓴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29일 주주 환원정책을 발표하면서 "그동안 미래성장을 위한 기술 리더십과 안정적 재무구조를 확보하기 위해 매년 200억달러 이상의 시설투자와 120억달러 이상의 연구개발 투자를 집행하면서도 장기적 관점에서 주주와 회사의 가치제고를 위한 현금 활용 방안에 대해 고민해 왔다"면서 "일관되고 지속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사업성장 뿐만 아니라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분위기가 다른 기업들로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증권 곽병렬 연구원은 "기업들이 도입기에서 성장기, 성숙기로 진입할수록 수명주기는 증가하게되며 배당 여력도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세제 혜택도 기업들의 배당확대를 부추긴다. 올해부터 이익의 30%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 세금을 내야 하는 기업소득환류세제가 도입되면서 기업들은 유보금을 활용한 배당 및 투자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다만 배당의 사회적 요구가 지나칠 때는 역효과 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신정순 이화여대 교수는 "경기를 타지 않는 제품은 배당성향이 높지만 세계 경기에 민감한 우리 산업구조는 그러기 어렵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주식시장에서 배당수준이 높은 금융과 유틸리티, 필수 소비재의 비중은 27%에 불과한 반면 배당수준이 낮은 정보기술(IT)과 경기소비재·산업재의 비중이 약 56%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우리와 반대로 이 비율이 각각 36%, 28%라는 게 신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또 최근 기업사정을 보면 배당을 지급할 여력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잉여현금흐름(영업현금흐름에서 투자를 뺀 배당지급의 여력)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국내 상위 10대 기업을 제외하고 대부분 매년 마이너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