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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시황

슈퍼리치도 서민도, 은행 등진다

* 머니 무브시대, 은행 떠난 돈, 보험으로 연금으로

'머니 무브(자금이동)'가 한창이다.

한 계좌에 10억원 넘게 맡겨놓는 거액 예금주는 물론 서민들까지 은행에서 슬슬 돈을 빼고 있다. 기업이나 고액 자산가가 세원 노출을 피하고, 저금리 시대에 시중 금리 이상의 수익을 노리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거액 예금의 이탈로 은행들이 안정적인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산가들은 은행 예금에서 돈을 빼내 비과세 연금과 보험, 금, 미술품, 현금 등 세금을 피할 수 있는 자산이나 금융상품으로 옮기고 있다.

[b]◆서민도 부자도 '뱅크런'[/b]

2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6월 말 은행권 정기예금 중 예금규모 1억원 초과 계좌수는 총 42만2000개로 지난해 말보다 1만3000개나 감소했다.

1억원 초과 고액 정기예금 누적 계좌수는 2012년 하반기부터 줄기 시작해 2013년 6월 말 42만8000개까지 줄었다. 이후 증가세로 돌아선 후 2014년 42만8000개까지 늘어난 바 있다.

거액 정기예금 규모도 392조4310억원으로 반년 새 2조7860억원이 은행을 빠져 나갔다.

B은행 프라이빗뱅킹(PB) 담당자는 "고액 자산가가 자금노출 회피 목적으로 돈을 빼는 것 같다"며 "은행의 거액 예금은 당분간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현 정부들어 금융실명제가 강화되고 금융소득에 누진 과세하는 종합과세의 적용 범위가 2000만원 초과로 확대되자 절세 목적의 이탈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금리가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해외 투자나 주식형 펀드 또는 금괴나 현찰로 보유하려는 자산가가 많다"고 말했다.

서민들의 은행 이탈은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 수준이다. 6월 말 현재 1억원 이하 계좌수는 1224만1000개 였다. 이 수는 최근 5년 새 한번도 꺾인 적이 없다가 지난해 상반기 1278만8000계좌를 정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은행에 넣어둔 돈은 지난해 상반기 188조8510억원에서 171조9550억원으로 줄었다. 1년새 16조 8960억원, 반 년 새 9조8510억원이 은행을 떠난 것이다.

이같은 뱅크런 현상은 정기예금 금리가 박하다 보니 돈을 맡겨봤자 남는 게 없다는 인식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이 최근 3년 동안 기준금리를 연 1.50%까지 인하한 이후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도 1%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금리가 거의 제로상태다. 지난해 11월 차명거래를 금지하는 금융실명제법 개정안이 시행된 것도 한몫했다.

[b]◆절세 '보험'·고령화 '연금'으로 '머니 무브'[/b]

이 돈들은 어디로 갔을까. 정확한 추정은 힘들지만 비과세 보험상품과 고령화에 대비한 연금으로 일부 옮겨 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윤호중 의원에게 제출한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보험·연금 비중 추이' 자료를 보면 가계의 금융자산은 2011년 말 2349조6000억원에서 올해 1·4분기 말 현재 2967조1000억원으로 617조5000억원(26.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보험과 연금 자산은 619조7000억원에서 931조2000억원으로 311조5000억원(50.3%) 불어났다. 가계 금융자산 중 보험과 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26.4%에서 31.4%로 상승했다.

직장인 이모씨(40)는 "최근 찾은 정기예금 2000만원을 비과세 상품에 집어 넣었다"며 "돈 나올 곳은 뻔한데 별 대안이 없었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구 고령화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가계가 현금·예금 보유보다는 노후 대비용 자산을 집중적으로 쌓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세테크'의 대표적인 상품으로 꼽히는 금, 은 등의 판매 추이는 정기예금에서의 자금 이탈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한국거래소 KRX금시장 개장 후 지난 17일까지 총 2955kg(약 1260억원 규모)이 거래됐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 강화로 인해 달러 강세가 나타나 금값이 내렸다"며 "저가매수 거래량이 증가해 금 거래량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번달 하루 평균거래량도 16.2kg으로 지난달보다 155.3% 늘어났다.

고액 자산가인 A씨는 "솔직히 말해 부자들 중 장롱에 5만원권이나 골드바 없는 사람이 어디 있냐"며 "요즘엔 달러나 다른 절세 상품을 눈여겨 보는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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