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2시 국회의사당서 첫 국가장…상도동 사저 거쳐 현충원에 안장
'국민 부담 안되게'…영결식 규모 2만명 안팎, 장례위원 2222명
[메트로신문 연미란 기자]김영삼 전 대통령의 국가장 영결식이 26일 국회의사당에서 거행된다. 지난해 말 개정된 법에 따라 김 전 대통령은 국장과 국민장이 통합된 국가장의 첫 대상이 됐다. 김 전 대통령의 국가장 영결식은 고인의 평소 검소한 면모와 유족의 뜻에 따라 엄숙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국민 부담이 크지 않은 규모로 엄수될 전망이다.
이날 오후 2시 국회의사당 앞뜰에서 진행되는 영결식은 가족과 측근 중심의 발인예배, 영결식, 안장식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장례 절차는 행정자치부가 주관하되 유족의 뜻에 따라 국회가 시설과 장소를 협조하고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오후 1시 25분경 빈소를 출발한 운구차는 2시경 사회자의 영결식 개시 선언과 조악대의 조곡 연구를 시작으로 국회 마당에 들어선다. 손명순 여사와 유족들은 운구차를 뒤따라 입장할 예정이다.
운구행렬 입장과 함께 시작되는 영결식은 방송인 김동건씨가 사회를 맡았다. 국기에 대한 경례, 고인에 대한 묵념에 이어 장례집행위원장 정종섭 행자부 장관의 약력보고와 장례위원장 황교안 국무총리의 조사 순으로 식이 진행된다. 추도사는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인 김수한 전 국회의장이 맡았다.
국가장인만큼 4대 종교가 모두 거행되지만 고인과 유족의 종교인 개신교 의식이 먼저 배치될 예정이다. 종교의식 후에는 고인의 생전 모습을 보여주는 영상으로 애도와 추모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헌화와 분향에 이어 바리톤 추모곡이 영결식장을 가득 메운다. 추모곡은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인 바리톤 최현수가 청소년합창단과 함께 고인이 평소 좋아하는 곡을 부르기로 했다.
영결식 후반에는 상주와 직계 유족, 3부 또는 5부 요인, 외교사절, 각계 대표 등의 YS에 대한 헌화·분향 절차가 이어진다. 사회자가 영결식 폐회를 알리면 김 전 대통령을 실은 운구차는 마지막으로 국회 본관과 의원회관 앞을 천천히 돈 뒤 국회를 떠난다. 장례식은 1시간~1시간 30분간 엄수될 예정이다. 공식 노제와 추모제는 유족과 협의에 따라 하지 않기로 했다.
영결식 규모는 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 때인 2만4000명보다 적은 2만 명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례위원회에는 여야와 계파를 막론하고 민주화를 위해 함께 투쟁한 동지들과 참모들 등 2222명으로 구성됐다. 정부측 추천인사 808명 외에 유족 추천 인사는 부위원장을 맡은 김봉조 민주동지회 회장을 비롯한 1414명이다.
다만 이날 영결식에 박근혜 대통령의 참석 여부는 유동적이다. 열흘간 해외 순방에 따른 과로와 감기로 체력 저하 증세를 보이는 등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청와대 참모진들은 참석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영결식에 국내외 인사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인 만큼 이 시간동안에는 여의도 국회의사당 주변도로 일부 또는 전부가 통제된다.
영결식이 폐회하면 운구차는 다시 상도동 사저와 기념도서관을 거쳐 국립서울현충원으로 향한다. 안장식은 서울현충원에서 오후 4시 20분부터 1시간 반동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통령의 묘소는 서울현충원 장군제3묘역 오른쪽 능선에 조성된다. 여기서 300여 미터 떨어진 곳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소가 있다. 생전 경쟁과 협력을 거듭했던 두 전직 대통령이 현충원에 나란히 안치된 셈이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한 22일부터 25일 오전 11시까지 서울대학교 장례식장을 찾은 조문객은 2만2600여명에 달한다. '상도동계' 김수한 전 국회의장과 홍인길 전 청와대 총무수석, 김기수 전 대통령 수행실장은 나흘째 조문객을 맞는 상주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