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연미란 기자]수출입 동반 감소 영향으로 11월 무역수지가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수출이 11개월째 감소세를 보이면서 '4년 연속 1조 달러' 달성 목표는 사실상 실패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월 수출액이 444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7%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같은 기간 수입은 340억 650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17.6% 감소했다. 수출보다 수입이 크게 감소하면서 지난달 무역흑자가 103억6100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이다.
지난 10월 6년 만에 최대치인 15.8%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11.1%나 줄어들었지만 부진은 면치 못했다. 지난 5월 -11.0%로 크게 떨어졌던 수출액 감소폭은 6월 -2.6%, 7월 -5.2%로 다소 줄어들다가 8월 -15.2%, 10월 -15.9%로 대폭 확대됐다.
수출액 감소폭이 둔화된 데는 선박 부문의 호조세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선박은 지난 10월 해양플랜트 수출을 한 건도 기록하지 못하면서 전년 대비 63.7%나 감소했다가 11월에는 3척의 해양플랜트를 수출하면서 133.7%로 두 배 이상 상승했다.
무역수지는 104억달러로 2012년 2월 이후 46개월째 흑자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수출액보다 수입액 감소폭이 크게 확대되면서 무역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그러나 2011년 이후 4년 연속 이어오던 교역 1조 달러 달성은 실패할 전망이다. 11월까지 교역 수지의 합은 총 8860억달러로 1조 달러 달성을 위해서는 남은 12월 한 달 동안 1200억 달러 이상의 실적을 올려야하지만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지난해의 경우 11월까지 1조48억 달러의 교역 실적을 보였다. 수입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6% 줄어든 341억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1월부터 수출·수입액이 11개월 연속 동반 감소했다.
11월 수출 물량은 0.2%로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 5월 -3.1% 이후 상승세를 유지하다가 지난 10월 -9.4%에 이어 11월에도 하락세다.
품목별 수출액 동향을 살펴보면 선박과 함께 무선통신기기가 23.6% 증가해 호조세를 지속했다.
하지만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은 유가하락 및 시설보수로 전년대비 각각 36.3%, 24.0% 감소했다. 신흥시장의 수요가 감소한 자동차(-7.6%), 단가가 하락한 철강(-26.6%), 반도체(-9.6%), 평판디스플레이(-18.3%)와 컴퓨터(-19.6%), 일반기계(-13.7%), 섬유류(-10.7%), 가전(-26.0%) 등이 감소세였다.
신규 주력 품목에서는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가 12.4%,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22.8%, 화장품이 50.3% 늘어나는 등 호조세를 이어갔다.
지역별로도 주력 시장의 수출 감소세가 이어졌다. 대 중국 수출이 -6.8%를 기록했고 대 미국 수출도 -12.4%로 지난 10월 -11.5%보다 감소폭이 커졌다. 10월 -12.5%로 감소로 돌아섰던 대 EU 수출은 52.5%로 반등했다. 대 베트남 수출은 12.6%로 여전히 두 자릿수 증가세를 지속했다. 자본재 수입은 1.2% 감소했고 소비재 수입은 5.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부는 "선박 부문의 해양플랜트 인도 물량 증가 등으로 수출 감소세가 완화됐다"며 "유가 등 원자재가 하락하면서 수입이 큰 폭으로 감소해 월간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100억달러를 넘어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