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정문경 기자]이동통신업계의 관심이 주파수 경매가격으로 쏠리는 가운데, 최근 SK텔레콤이 2.1㎓ 대역 주파수를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달 19일 공시한 증권신고서를 닷새 후 정정하면서 "2016년 주파수 경매 방안과 관련한 미래창조과학부의 발표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SK텔레콤은 "만약 우리 회사가 사용 중인 20㎒ 구간을 부분 경매하는 것으로 정부가 결정하고, 경매를 통해 다른 사업자에게 할당한다면 투자금 등이 사업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아울러 "우리 회사는 해당 주파수 구간의 고객에게 제공하던 LTE 서비스를 지속하기 위해 대체 주파수 대역을 확보해야 한다"며 "신규 투자비를 추가 투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달 30일 미래부가 2.1㎓ 대역 주파수 100㎒ 폭 중 20㎒ 폭만 경매에 부치겠다고 발표하기 일주일 전에 작성됐다.
증권신고서의 '투자위험요소' 항목이 원론적인 수준으로 구성되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SK텔레콤의 공시 추가 내용은 2.1㎓ 대역 주파수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SK텔레콤이 20㎒ 폭에 대한 부분 경매를 어느 정도 예상하고 일부 시나리오가 드러난 듯 하다"며 "LG유플러스와 수싸움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파수 경매안이 결정되면서 통신업계 관심은 경매가격이다.
지난 2013년 9월 LTE 주파수 경매에서 KT는 치열한 눈치작전 끝에 1.8㎓ 대역 주파수 15㎒ 폭을 9001억원에 확보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내년 주파수 경매 대금이 최저 7000억원, 최고 1조원 안팎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초 정부가 제시하는 최저 경매가격, 각 통신사의 주파수 전략 등이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유안타증권의 최남곤 연구원은 "이번에 경매되는 주파수가 통신사로서 의미있는 대역이긴 하지만, 2년 전 KT가 가져간 1.8㎓ 만큼은 아니다"며 "구체적인 가격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내년 경매 금액이 천정부지로 솟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대신증권의 김회재 연구원은 "2.1㎓에서 SK텔레콤이 롱텀에볼루션(LTE)으로 사용 중인 대역은 SK텔레콤이 이미 장비를 어느 정도 구축했기 때문에 당사의 활용도가 가장 높다"며 "KT는 이 대역을 사용할 필요성이 없기 때문에, 인접대역을 사용 중인 LG유플러스의 전략이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이 대역이 인접대역이긴 하지만, 주요 대역은 아니기 때문에 SK텔레콤의 낙찰 가격을 올리려는 시도 정도로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의 양종인 애널리스트도 "통신 3사 모두 1.8㎓ 대역과 2.6㎓ 대역에서 이미 광대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2.1㎓ 외에도 4개 대역에서 추가로 주파수를 확보할 수 있는 대안이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