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오세성 기자] 우리나라 청년들은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창업 의지가 부족하고, 창업을 하더라도 부가가치가 높은 정보기술(IT)분야보다는 생계형 창업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1일 발간한 보고서 '한·중·일 청년창업, 중국 열풍, 일본 미풍, 한국은…'을 통해 우리나라 청년창업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3국의 대학(원)생 53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중국 청년 40.8%가 창업에 대해 전향적 태도를 지니는 것에 비해 한국은 응답자의 6.1%만이 창업을 선호했다고 밝혔다. 한국 청년들이 창업을 희망하는 이유 역시 취업의 어려움(한국: 30.2%, 중국: 10.7%, 일본: 9.1%)이 가장 높게 나타나 창업을 취업의 대안으로 여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희망 업종 역시 생계형·저부가가치 창업인 요식업(31.3%)에 집중돼 IT분야(20.1%)에 많은 관심을 보인 중국 청년들과 대조됐다.
한국의 청년들은 창업에 있어 실패에 대한 위험 부담(38.0%)을 가장 크게 우려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해외 진출에 있어서도 창업을 희망한다고 답한 응답자의 32.4%만이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46.2%)과 일본(25.8%) 청년들은 창업 아이템이 없는 것을 가장 크게 고민하는 것과 상반된 결과다.
연구진은 우리나라 청년들은 생계형·저부가가치 창업에 관심이 편중되어 있고 창업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큰 것으로 분석돼 경쟁력 있는 청년 창업생태계를 구축해야한다고 분석했다.
청년 창업 선호도가 높은 중국은 대학을 중심으로 선순환 창업생태계를 조성해 창업 전 과정이 연계를 이루고 있다. 칭화대는 활발한 산학연계로 100개가 넘는 자회사를 설립하며 대학생들의 창업을 지원하고 있고, 북경대의 경우 창업 트레이닝 캠프를 개최해 창업 멘토링과 투자를 지원하고 있다. 칭화대, 북경대 등 40여 대학이 위치한 북경 중관촌에는 대학 과학기술원, 유학생 창업단지, 창업 유관 시설 등이 유기적으로 통합된 중창공간이 마련돼 아이디어만 있다면 저렴한 비용으로 전문적인 창업 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핀란드 헬싱키에서 매년 개최되는 글로벌 창업경진대회 '슬러시 월드'에서 중국인 청년 창업가 웨이칭천(37)이 2014년 금상을 수상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웨이칭천은 목소리, 심장박동, 숨소리 등을 통해 감정을 파악하는 기계 '이모키트'를 만들며 하오신하오윈(好心好運)이라는 업체 CEO가 됐다. 그는 커피 한 잔의 가격으로 사무실, 투자 설명회, 투자자 연결 등 모든 창업 서비스를 지원 받는 중관촌의 처쿠(車庫)카페와 1994년부터 '백인계획'으로 대표되는 과학인재 연구 지원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는 중국과학원 등을 적극 활용해 창업에 성공했다.
국제무역연구원의 김보경 연구원은 "한·중·일 3국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청년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대학(원)생의 창업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청년들이 기업가 정신을 갖추고 도전적인 태도로 창업에 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는 중국과 일본의 우수 창업지원제도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