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공의료 전담 의사를 양성하는 대학을 세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이달 중 국립보건의료대학 설립계획을 발표하기로 하고 관계 부처와 협의중이다. 정부의 이같은 결심은 메르스사태를 계기로 공공의료를 강화하고 관련 인력을 양성할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국립보건의료대학 설치의 법적인 근거는 이미 국회에 제출돼 있다.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5월 대표 발의한 '국립보건의료대학 및 국립보건의료대학병원의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현재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법안에 따르면 국립보건의료대학의 수업연한은 6년이며 졸업 후 10년간 공공의료 업무에 종사하는 것을 조건으로 입학금과 수업료를 면제해준다. 대학은 2020년 설립되고 모집정원은 학년당 100명씩 모두 600명이다.
메르스사태가 아니더라도 우리나라는 지금 의료인력이 부족하다. 2013년 기준 한국의 인구 1천명당 의사 수는 2.2명으로 OECD 가맹국 가운데 최하위권이다. 인구 1천명당 간호사도 5.2명에 불과해 역시 가장 적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실감나지 않지만 지방에서는 심각하다. 내과 외과 등 기본 진료과목의 전문의가 전혀 없는 시군이 적지 않고, 강원도에는 산부인과가 부족해 많은 산모가 출산하다가 사망한다. 또 간호사가 아예 없는 '무간촌(無看村)' 이 적지 않고, 이 때문에 지방중소병원의 응급실과 입원실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공중보건의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 우리나라가 고령화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의료사각지대는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의료사각지대가 늘어나는 것을 방치할 수는 없다. 따라서 국립보건의료대학 설치의 타당성은 충분하다. 다만 의사 정원 확대에 대해 의료계가 반대할 가능성이 우려된다. 이 문제야말로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이므로 정부가 적극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 필요하면 장관 또는 대통령까지 나서서라도 의료계에 의료인력 부족실태를 제대로 설명하고 협조를 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