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맥심, 크림은 프리마~'라는 유명한 카피가 있다. 어떤 상품 브랜드가 유명해져서 그 자체로 일반명사화로 굳어진 경우가 있다. 이 광고가 나 온 후 사람들은 믹스커피를 부를 때 '맥심'이라 말하고 크림을 넣을 때 '프리마'를 달라고 했다.
기아자동차에서 만든 '봉고' 역시 차량의 이름이었으나 9인승 이상 대형 승합차를 달리한 말로 굳어졌다.
글로벌 기업들이 상품의 스펙(기능, 성능, 디자인, 가격)에 집중하는 것만큼 브랜드에 공을 들이는 이유도 그 명성이 시공간을 초월하는 가치를 지니기 때문이다. 한번 안착된 브랜드이미지는 소비자의 뇌리에 오랫동안 각인되고, 경쟁재나 대체재로부터 견고한 진입장벽을 쌓을 수 있다.
브랜드가치의 중요성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곳이 명품시장이다. 정교한 카피본(A급)이 비싼 가격에 팔리거나, 단종된 핸드백이 신상(품) 보다 고가에 팔리는 현상이 이를 방증한다. 기능도 디자인도 아닌 브랜드 그 자체에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것. 브랜드 자체를 소유하는 데서 오는 만족도가 크기 때문에 고가일 수록 수요가 느는 베블렌 효과(Veblen effect)가 나타나는 것도 이 때문이라 말 할 수 있다.
자본시장에서도 '브랜드'를 새로운 투자 척도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한국투자증권이 국제적인 시장조사 기관 밀워드 브라운(Millward Brown)의 '브랜드지(BrandZ) 톱 100' 보고서를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2006년 부터 2012년 5월까지 세계 최고가치 브랜드 탑 100의 투자수익률(ROI)은 S&P500을 훨씬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P500에 속한 기업들의 총 ROI가 2.3%에 불과한데 반해 브랜드지에 선정된 기업 포트폴리오는 36.3%에 달했다. 주가 측면에서도 마찬가지여서 브랜드지 포트폴리오의 동기간 주가수익률이 37.5%인데 비해 S&P500의 주가수익률은 0.4%에 불과했다.
자본주의의 꽃이라는 주식 시장에서는 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자율적 조절 보다는 인간의 비이성에 의해 가격이 형성되고 매매가 이루어지는 것을 어렵잖게 볼 수 있다. 20세기 초 경제학자 존 케인스는 이러한 비경제적 본성에 대해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이라고 규정하며, 경제는 인간의 이성적 판단에 의해서만 돌아가는 것이 아닌 비경제적 본성에 의해서도 지배를 받는다고 말했다.
이성과 비이성이 공존하는 시장에서 '높은 브랜드 가치=높은 매출액 증가율과 영업이익률=주주가치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전환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