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고시 존치 논란이 뜨겁다. 현행 사법고시를 존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부에서 제기되자 법무부가 2021년까지 더 연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현행 사법고시는 내년 2월에 폐지된다. 사법고시에 인생을 걸었던 사람들에게는 절박한 것이 사실이다. 이에 정부도 서둘러 입장을 정한 듯하다. 그러자 전국의 로스쿨 학생들이 강력하게 반발하는 등 논란이 커지자 김현웅 장관이 법무부의 최종입장은 아니라고 후퇴했다. 만약 법무부 방침대로 사법고시를 4년 더 둔다면 논란이 연장될 뿐이다. 법무부가 제시한 사법고시 존치방안도 너무 복잡하고 번거롭다.
우리나라가 사법고시 대신 로스쿨제도를 도입한 것은 '고시낭인'을 없애면서 탄탄한 기초학문 소양과 폭넓은 지식을 갖춘 법조인을 양성하기 위한 것이었다. 사실상 법학과 법조문에 대한 지식만을 요구하던 과거의 사법고시와 달리 로스쿨제도를 통해 통상, 의료 등 여러 전문 분야의 법조인이 배출해 보려는 뜻이 담겨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법률수요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 새로운 법조인들이 이미 각계에 진출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취지를 살리기 위해 대학의 법학과도 모두 없앴다. 그런데 이제 와서 사법고시를 계속 둔다는 것은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려워 보인다.
그렇지만 사법고시 존치론이 나오게 된 배경에는 현행 로스쿨의 문제점도 한몫하고 있다. 현재의 로스쿨은 입학정원이 너무 적고 학비는 너무 비싸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법조계 진출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문호를 충분히 열지 않은 것이다. 집안형편이 어려운 젊은이들은 실력과 의욕이 있어도 엄두를 내지 못한다. 이 때문에 현행 로스쿨을 가리켜 귀족학교라는 비판도 나온다. 현대판 음서제가 로스쿨 때문에 기승을 부린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사법고시를 억지로 유지하는 것보다는 로스쿨 문호를 더 넓게 더 크게 열어주는 것이 현명해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로스쿨 정원을 대폭 늘리고 학비도 크게 낮춰주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사법고시를 준비해 온 사람들도 최대한 흡수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국회의 합리적인 판단을 기다려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