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정문경 기자]"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을 추진했다.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통신 업계의 변화를 주도하겠다."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이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을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급변하는 방송통신 시장에서 현재 상황에 만족하면 뒤쳐질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심정도 내비쳤다.
장동현 사장은 7일 저녁 기자들과 만나 지난 1년간의 소회와 CJ헬로비전 M&A 등 SK텔레콤의 향후 비전에 대해 소개했다. 이날 장동현 사장은 "성과를 예상하기 어렵더라도 변화와 진화에는 선도적으로 대응해서 시장을 이끌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장 사장은 CJ헬로비전 인수를 통해 SK텔레콤의 콘텐츠 경쟁력을 키우는 것은 물론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발전을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초 취임 이후 국내외 다양한 곳을 다니고 많은 분들과 의견을 나누면서 통신산업의 변화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것에 두려움을 느꼈다"며 이번 인수도 통신업계의 빠른 변화에 대응하고 글로벌 통신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CJ헬로비전이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합병되면서 SK브로드밴드의 콘텐츠 경쟁력이 크게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 사장은 "SK브로드밴드의 경쟁력이 경쟁사에 비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CJ헬로비전과의 합병을 통해 투자를 늘리고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 빠른 시간 안에 부족한 부분을 좋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이어 "SK는 플랫폼 관리에 강점이 있고 CJ는 콘텐츠를 잘한다는 특성이 있다"며 "SK는 가입자 관리와 콘텐츠를 잘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고 CJ는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 양사가 시너지 효과도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CJ헬로비전 인수결정이 매우 빠르게 진행됐다는 것도 밝혔다. 장 사장은 "CJ와 CJ헬로비전 인수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 한 것은 지난 9월부터"라며 "CJ에서 요구하는 조건이 합리적인 수준이라 협상을 많이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됐다"고 했다.
CJ 외에도 씨앤앰 등 여러 사업자들과 인수합병을 논의한 것은 맞지만 CJ헬로비전이 인수 조건과 내용이 잘 맞았다고도 덧붙였다.
이번 인수에 대해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가 크게 반대하고 나선 것에 대해서도 입장을 설명했다. 특히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한 후 유료방송 시장에서도 독점력을 갖게 되는 것에 대해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장 사장은 "유료방송 시장 1등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시장점유율 33% 제한도 있기 때문에 1, 2 등은 큰 의미가 없다"며 "SK텔레콤은 유선통신 시장에서 KT를 이기기 어렵고 SK텔레콤의 강점은 다르기 때문에 서로 잘 하는 것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인수합병이 마무리 된 뒤에 CJ헬로비전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장 사장은 "SK가 원래 어떤 회사와 합칠 때 구조조정을 잘 안 한다"며 "과거 신세계통신을 인수하고서도 합병할 때까지 구조조정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구조조정설을 일축했다.
장 사장은 앞서 간담회 인사말에서 "과거 싸이월드가 우수한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후발 주자인 마이 스페이스나 페이스북의 진화 과정을 지켜 보면서도 기존 방식을 고수하고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해 결국 경쟁에 뒤쳐졌던 아픔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향후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에서는 먼저 치고 나갔을 때 어려움이 충분히 예견되고 또 그 과실이 명확하지 않을 수 있지만, 뒤쳐지는 것보다 앞서 나가는 게 맞겠다는 생각을 했고, 앞으로 계속 그렇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 SK텔레콤의 가입자 해지율이 역대 최저로 떨어졌고 루나 단말기 판매에서도 작은 성과를 거뒀다"며 "변화에 뒤처지지 말고 고객, 국가경제,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생태계와 같이 두루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