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랑을 아직 몰라~'를 부르던 '어린신부' 문근영(28)은 이제 데뷔 16년차에 나이 30을 바라보고 있다.
문근영은 SBS 드라마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이하 '마을')'에서 주인공 한소윤으로 분해 시청자에게 스토리텔러의 차분함과 범인을 끝까지 추적하려는 집요한 인상을 심어줬다.
"한소윤은 감정 변화가 극과 극을 오가는 역동적인 인물이 아니에요. 마을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자신의 의붓 언니라는 걸 알고 그녀의 죽음을 파헤치는 인물이에요. 사건의 중심에 서있기 보다 사건 외곽에서 관찰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어떤 분들은 제가 주인공이 아니라고 생각하시더라고요. 하지만 1~16부를 관통하면서 흐름을 깨지 않고 끌고 가는 건 소윤이거든요. 그 자체에 저는 매력을 느꼈고 도전하고 싶었어요. 감독님, 작가님의 완성도 높은 작품에 제가 참여하게 되서 감사할 뿐이에요."
'마을'은 평화로운 마을에 암매장된 시체가 발견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로 지난 3일 7.6%의 시청률(닐슨코리아)로 종영했다. 비록 낮은 시청률로 막을 내렸지만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고 뒤늦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
"대본이 탄탄하고 안정적이다보니까 촬영하면서도 힘든 점이 하나도 없었어요. 밤을 새면서 촬영한 날이 딱 하루밖에 없었거든요. 그리고 육성재 씨는 초반에 연기가 처음이라면서 걱정을 많이 하더라고요. 그런데 대본 리딩할 때 워낙 잘하셔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어요. 풋풋한 성재 씨와 함께 촬영해서 되려 제가 자극을 받아서 좋았어요."
마지막 20대를 보내고 있는 문근영은 작품이나 캐릭터를 보는 눈이 성숙해졌다고 스스로 평가했다.
"재미있고, 호기심을 가질 수 있는 역할이나 작품에 매료되는 점은 과거나 지금이나 같아요. 다만, 선택하는 과정이 달라진 것 같아요. 예전에는 선택하기 전에 먼저 걱정하고 두려워했는데 지금은 무서운 것도 없고 선택하는 게 어렵지 않아요. 실패가 무섭지 않게 될 정도로 성장한 게 아닐까요?(웃음)"
문근영은 자신이 변할 수 있던 계기가 올해 개봉한 영화 '사도'라고 설명했다.
"20대는 참 많이 움츠려있던 것 같아요. 철모르고 반짝여도 되는 시기였는데 일찍 연예계 생활을 시작해서 그런지 모든 면에서 조심스러웠던 것 같아요. 항상 '나는 부족해' '나는 못해'라면서 채찍질하기 바빴는데 '사도'를 찍을 때 처음으로 저 자신을 칭찬하게 됐어요. 제가 저를 믿게 되니까 그동안 나 자신을 왜 그렇게 못살게 굴었나 싶더라고요. 자신을 사랑할 줄 알게 된 것 같아요."
'가을동화'의 송혜교 아역부터 영화 '어린 신부'로 '국민여동생' 타이틀을 거머쥔 문근영은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 '불의 여신 정이'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면서 성인 연기자로 성장했다. 그리고 30대에는 더 활발히 활동하면서 반짝이고 싶단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게 좋은 배우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되기 위해 많이 노력할 거고, 시청자 분들도 '연기를 열심히 하고 싶어하는 구나'하고 제 마음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장르불문 다양한 캐릭터로 대중에게 한발 더 다가서는 30대 문근영이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