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같은 3년"…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탈당
[메트로신문 연미란 기자]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13일 새정치민주연합을 떠났다. 지난해 3월 2일 김한길 의원의 민주당과 통합해 공동 대표로 들어온지 1년 9개월만이다.
안 전 대표를 시작으로 제1야당의 내부 탈당이 확대될 조짐을 보이면서 범야권 지형의 빅뱅이 거셀 전망이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제 당 안에서 변화와 혁신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오늘 새정치연합을 떠난다"며 "제1야당 새정치연합을 혁신하고 또 혁신해서, 지지자들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정당, 국민이 믿고 정권을 맡길 수 있는 정당으로 바꾸라는 당원과 국민의 염원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대로 머물러 안주하려는 힘은 너무도 강하고 저의 능력이, 힘이 부족했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한 뒤 "이대로 가면 다 죽는다고 비상한 각오와 담대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거듭거듭 간절하게 호소했지만, 답은 없었다. 이대로 가면, 총선은 물론 정권교체의 희망은 없다. 저의 부족함과 책임을 통감한다.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새정치연합을 향해 날선 충고를 하기도 했다. 그는 "저는 이제까지 늘 야당의 통합과 정권교체를 위한 선택을 해 왔다. 대통령 후보를 양보했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통합했다. 그럼에도 정권교체는 실패했고, 정치혁신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활로를 찾으려면, 모든 것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마땅한데도 더 큰 혁신은 배척당하고 얼마 되지 않는 기득권 지키기에 빠져 있다. 혁신을 말하지만, 실제로는 혁신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안에서 도저히 안 된다면 밖에서라도 강한 충격으로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며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캄캄한 절벽 앞에서 저는 지금,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어려운 길을 나서려고 한다. 이제 허허벌판에 혈혈단신 나선다"고 탈당 배경을 설명했다.
안 전 대표는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정치세력을 만들겠다"고 말했지만 신당 창당 및 내년 총선 출마 문제 등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기자회견 직후 안 전 대표는 이날 오전 문 대표와 통화한 내용과 관련, "'지금은 문 대표나 저나 모든걸 내려놓고 당을 위해 헌신할 때다. 그래서 모든 가능성 모두 열어놓고 당 살리겠다고 의지(를) 천명(할 것)'을 부탁드렸다. 그러나 제가 결국 설득에 실패했다"고 언급했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의 노력에서 불구하고 안 전 대표가 결국 탈당을 결심하자 문 대표는 말을 아낀채 참담해했다. 이날 오후 2시 44분께 종로구 구기동 자택에서 모습을 드러낸 문 대표는 "안 전 대표의 탈당에 대해 한말씀 해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은 문 대표가 "좀 쉬면서 당을 어떻게 운영하고 정국을 어떻게 할지 구상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한편 안 전 대표는 대선 출마 선언 3주년을 즈음한 지난 9월경 기자들과 만나 "지난 3년이 30년 같았다"며 수월하지 않았던 정계 입문 이후 소회에 대해 이같이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