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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시황

자고 나면 강등 또 강등...공포 빠진 한국기업

등급별 회사채 순발행 규모

(단위:조원)자료=자본시장연구원*11월 20일 까지 발행 및 만기 금액 반영>

11월 주요기업 신용등급 변경자료=신용평가 3사



#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11일 현대상선의 장기 신용등급을 기존 'BB'에서 'B+'로 강등했다. 사업경쟁력 약화에 따른 실적 부진과 실적 회복 지연, 자구 노력에도 불구하고 커지는 유동성 위험을 반영한 결과다. 등급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KT캐피탈의 장기 신용등급도 'A+'에서 'A'로 내렸다. 등급전망은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했다. "주력 사업부문의 사업기반과 사업 안정성이 떨어지고 경기침체로 자산건전성도 악화 위험이 있다는 게 이유다.

기업들이 '신용강등' 공포에 떨고 있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기업은 회사채 발행을 위해 고금리를 제시해야 하고, 회사채 발행에 실패하면 은행으로 발길을 돌려야 한다. 신용등급이 하향되면 자금 조달에 드는 비용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부실기업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특히 빚 더미에 앉은 한계기업은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다. 정부의 좀비기업 솎아내기의 희생양이 될 수 있어서다.

◆기업 신용등급은

14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들어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기업 수(부도 포함)는 지난달 말 현재 58개로 집계됐다.

지난 1998년 외환위기때 61개사 이후 최대치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과 2009년에도 신용등급이 강등된 기업은 33곳, 34곳에 그쳤다. 한국기업평가만이 아니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도 각각 56개(1∼10월), 45개 기업(1∼10월)의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올해 신용등급이 강등된 건설사는 롯데물산(AA-), 계룡건설산업(BBB), 대원(BB), 동부건설(D), SK건설(A-), GS건설(A), 태영건설(A-), 포스코건설(A+), 한화건설(BBB+) 등이다.

조선사 중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이 A+에서 BBB-로 내려갔고, 삼성중공업도 AA에서 A+로 하향 조정됐다. 현대미포조선의 신용등급은 A+에서 A로, 현대중공업은 AA에서 A+로 각각 내려갔다.

철강업종 중에서는 동국제강이 A-에서 BBB-로 곤두박질쳤고 동부메탈과 동부제철은 각각 CC, CCC로 떨어졌다.

국내 대표 항공사의 신용등급도 줄줄이 하향 조정됐다. 대한항공이 A-에서 BBB+로, 아시아나항공이 BBB+에서 BBB로 각각 낮아졌다. 상사업종의 대우인터내셔널의 등급은 AA-에서 A+로, 기계업종의 두산인프라코어 등급은 A-에서 BBB+로 각각 낮아졌다.

금융사도 피해가지 못했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과 한화투자증권, KT캐피탈 등의 신용등급이 하락했다. 한국씨티은행과 SK증권 등의 등급 전망(아웃룩)도 '부정적' 의견을 달았다.

유안타증권 유태인 연구원은 "연말이 가까워 갈수록 신용평가사들의 정기평가 시즌 도래로 신용등급 변동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경험적으로도 4~6월, 10~12월에 신용등급 하락이 많은 계절성을 나타냈다. 신평사들이 3월 말까지 발표된 결산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4~6월 평정(평가해 결정)을 하고 있고, 8월 말까지 발표되는 반기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10~12월 등급을 평가하기 때문이다.

◆기업들 "돈 빌릴 곳 없다"아우성

"선뜻 자금조달을 해주겠다는 금융회사가 없다. 잘못했다간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는 처지도 이해가 간다." 한 중견 제조업체 자금담당 임원의 하소연이다.

회사채 시장이 급격히 얼어 붙자 이 곳엔 증권사 직원의 발길이 끊겼다. 올해 돌아온 빚은 급전으로 막았지만 앞으로 돌아올 만기를 어떻게 넘길 지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실적부진에 신용 강등 우려까지 커진 기업들의 고민은 더 커진다. '신용등급 하락→자금조달 금리 상승→투자 어려움→실적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차환발행이 쉽지않아 자산유동화 등 대체조달 수단을 모색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면서 "상황이 더 나빠지면 급전이라도 빌려써야 할 형편이다"고 설명했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기업 구조조정과 미국 금리 인상이라는 벽 때문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손소현 연구원은 "크레딧 이슈 업종(조선, 해운, 철강, 건설, 석유화학) 전반에서 한계기업 비중이 높다"면서 "A~BBB등급에 속한 비우량 크레딧물의 절반 이상이 크레딧 이슈 업종에 속해 있어 기업 구조조정이 진행됨에 따라 향후 비우량등급 크레딧 스프레드(금리차)의 추가적인 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문창호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 중국의 성장 둔화, 엔화 약세 등 대외 환경이 개선되기 쉽지 않고 기업들의 실적 회복이 전반적으로 늦어지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기업신용등급 강등 추세가 반전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시닷트 티와리 국제통화기금(IMF) 전략·정책리뷰 국장은 한국은행과 공동으로 연 '아시아의 레버리지:과거로부터의 교훈, 새로운 리스크 및 대응과제' 콘퍼런스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여러 아시아 국가에서 기업부채를 중심으로 부채가 빠르게 증가했다"면서 "기업 및 가계의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을 촉진할 수 있도록 파산제도 등 법률제도를 개선하는 한편, 생산성 향상 및 인적자본 육성을 통해 경제성장을 뒷받침할 구조개혁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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