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에 그토록 가물더니 가을과 겨울 들어 단비가 내려 대지를 적셔주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어두운 소식만 잇따르던 우리 경제에 가을단비 같은 낭보가 바깥으로부터 날아들었다.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Aa2로 상향조정한 것이다. Aa2 이상 등급을 받은 나라도 전세계를 통털어 7개국 뿐이라고 한다. 미국이 금리를 올린 이후 전세계는 외국인 투자금이 유출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다. 그럼에도 무디스는 한국이 아직 건실하고 문제를 해결할 역량이 있다고 평가하고 믿어준 셈이다.
무디스는 과거 한국이 구조개혁으로 외환위기를 극복한 경험 등에 비춰 구조개혁에 성공하고 잠재성장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한국 경제가 앞으로 5년간 선진국보다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1인당 소득도 유럽 선진국 수준에 근접해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지만 신용등급 상승했다고 너무 들떠서는 안된다. 단비 한 번 내렸다고 가뭄이 완전히 해갈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사실 정부가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4대 부문 구조개혁을 추진한다고 하지만, 노동계 등 이해관계자의 충분한 공감을 얻지 못해 아직 부진한 상태이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좀비기업이나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 가계부채는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는 다시 찬바람이 불고 내수까지 가라앉아 잠재성장률이 더 추락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도 크다. 남북한 관계도 풀리지 않고 있다.
이렇듯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이런 문제들을 확실하게 해결하지 않으면 신용등급이 다시 떨어질 수도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무디스도 구조개혁이 후퇴하거나 장기 성장전망이 악화되면 하향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무조건 서두르다가는 뜻하지 않은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럴 때일수록 국민의 공감대를 모아 주어진 과제들을 착실하게 해결하기 위한 한결같은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