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은 지금 8090 시대에 푹~
'응팔' '히든싱어4' '젊음의 행진'…문화계 복고 열풍
2016년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대중은 지금 8090 시대에 푹 빠져있다. TV 드라마는 tvN '응답하라 1988'이 장악했으며 예능 프로그램 역시 향수에 젖게 만드는 프로그램이 인기다.
'응답하라 1988'은 매회 역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19일 방송된 14회는 유료플랫폼 가구 평균 시청률 16%, 최고 시청률 17.4%를 기록했다. 이는 케이블, 위성, IPTV 통합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한 수치이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크다.
14회 편에서는 공부는 꼴찌지만 착한 마음씨만큼은 일등인 덕선이의 이야기가 훈훈하게 그려졌다. 새 학기에 만난 친구가 간질 증세를 보이자 반 친구들을 시켜 교실 문을 닫고 간단한 응급처치로 안전하게 보살핀 것. 이후 양호실에서 깨어난 반장이 교실로 돌아왔을 때 반 친구들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태연하게 행동해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한편 종합편성채널도 복고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최근 방송된 JTBC 음악예능쇼 '히든싱어4' 편에는 80년대 히트 가수 변집섭이 출연했다. 원곡자와 다섯 명의 모창능력자들은 변진섭의 히트곡 '숙녀에게' '홀로 된다는 것' '새들처럼' '너에게로 또다시'를 열창해 당대를 회상하게 했다.
앞서 조승욱 CP는 '히든싱어4' 기자간담회에서 '응답하라 1988'을 언급하며 "시즌4는 과거를 추억하는 편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시즌4에는 가수 보아를 시작으로 신해철, 이은미, 소찬휘, 김연우 등 과거 유명했던 가수들을 출연진으로 섭외했다.
'슈가맨-투유 프로젝트(이하 '슈가맨')' 역시 과거를 떠올리게 만드는 음악 예능쇼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가 사라진 가수와 그의 명곡을 찾아 재탄생시킨다.
15일 방송된 '슈가맨'에는 90년대 발라드 가수 김현성이 출연했다. 김현성의 히트곡 '헤븐(heaven)'은 함께 출연한 게스트 조권에 의해 리메이크됐으며 이후 많은 이의 호응에 힘입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는 등 인기곡으로 떠올랐다.
두 예능 프로그램 모두 원곡가수를 소환한다는 점에서 복고 상승세를 등에 업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뮤지컬계에도 복고가 대세다. 지난달 13일 개막한 뮤지컬 '젊음의 행진'이 뮤지컬계 복고 열풍을 이끌고 있다.
80~90년대 최고의 인기 쇼 프로그램 '젊음의 행진'과 배금택 만화가의 인기만화 '영심이'를 원작으로 제작했다.
35살이 된 주인공 영심이가 '젊음의 행진' 콘서트를 준비하던 중 학창시절 친구 왕경태를 만나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린 작품이다.
특히 90년대 중후반을 대표하는 히트곡들로 구성된 열정적인 무대와 오영심, 왕경태가 들려주는 추억 이야기가 전 세대를 아우르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한 문화계 관계자는 "현 시대가 어렵기 때문에 과거 시절을 회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각박한 시대를 살고 있는 만큼 정이 넘쳤던 과거를 그리워하는 부분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사회의 압박과 세계적인 불황이 과거 회상으로 역행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