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9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메이플스토리2' 미디어 쇼케이스에 오미영 게임 디자인 팀장(왼쪽부터), 김진만 디렉터, 장성경 사업실장이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 /넥슨
[메트로신문 정문경 기자] 올해 게임업계는 전체적인 시장 침체 속에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으로 힘이 쏠린 한 해였다. 특히 모바일 게임에서 강자들이 점차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서 경쟁과 함께 시장 활성화를 주도했다.
시장 성장세 역시 모바일게임이 온라인게임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5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올해 온라인게임 시장은 전년대비 2.6%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같은 기간 모바일게임은 23.3% 성장할 것으로 관측됐다. 다만 시장 규모에선 온라인게임(5조6823억원)이 모바일게임(3조5916억원)에 아직 앞서고 있다.
◆치열해지는 모바일 게임 대전
22일 업계에 따르면 올 한해 구글플레이와 티스토어, 카카오 게임하기 등 주요 플랫폼에서 게임 매출 상위 10위권 가운데 5~6개는 모두 RPG였다.
넷마블게임즈의 '레이븐'이 꾸준히 인기를 모은데 이어 '이데아', '길드 오브 아너' 등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했고 웹젠의 '뮤 오리진'은 뮤 지식재산권(IP)을 내세워 3분기 최고실적을 기록했다.
계속해 모바일 게임 시장을 두드리던 넥슨도 지난 11월 액션 RPG '히트'를 선보이고 모바일게임에 다양한 강자들이 접전을 벌일 정도로 대대적인 흥행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속에 온라인게임 강자 엔씨소프트도 대표 게임 '리니지' IP를 앞세운 모바일 게임 신작 2종을 내년에 출시하기로 해 모바일 게임 대전은 내년에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대형 온라인게임에도 꿈쩍이지 않는 시장
온라인게임 시장 최대 이슈는 넥슨의 간판 게임 '메이플스토리' 후속작 출시였다. 지난 7월 '메이플스토리2'의 등장에 따라 시장도 들썩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그 파장이 오래가지 못했다. 현재는 게임트릭스 PC방 점유율 순위에서 20위권을 유지 중이다. 이름값에 비해 성공적인 반응이라고 보기 어려운 성적이다.
아이덴티티모바일의 '파이널판타지14'는 월정액제 게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시장 전반의 관점에서 보면 파이널판타지14도 이렇다 할 반응을 이끌어내진 못했다. 네오위즈게임즈의 '애스커'와 최근 출시된 엑스엘게임즈의 '문명 온라인'도 흥행작으로 꼽기엔 모자란 감이 있는 상황이다.
결국 올해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성공한 신작은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모두 기존 온라인게임의 벽을 넘지 못했다.
◆넥슨-엔씨 경영권 분쟁에 '중국바람'까지
게임 업계의 전체적인 시장 침체는 이어졌지만 개별 업체들로 들어가면 '다사다난'이라는 말이 정도로 이슈들은 잇달았다.
우선 올해 넥슨과 엔씨소프트 간 경영권 분쟁이 불거졌다. 넥슨이 지난 1월 엔씨소프트의 지분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공시를 내면서 양사간 분위기가 급박하게 돌아갔다. 엔씨소프트는 최종적으로 넷마블을 우군으로 끌어들이며 경영권 방어에 나서면서 경영권 분쟁은 소강상태에 빠졌다. 이후 넥슨이 지난 10월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엔씨소프트 지분을 모두 털어내면서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 됐다.
중국 바람도 거셌다. 웹젠의 '뮤오리진'이 대표적이다. 뮤오리진은 웹젠의 지적재산권(IP)인 뮤를 기반으로 중국 킹넷이 만든 게임이다. 중국에서 흥행에 이어 레이븐과 매출 순위를 다툴 만큼 국내에서도 크게 성공했다.
지난 9월 22일 출시 이후 5일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는 등 성과를 거둔 넷마블의 '백발백중'도 중국 텐센트 게임이다. 매출 중위권으로 갈수록 중국산 게임이 자리 잡고 있다. 업계는 내년 중국산 게임의 국내 시장 진입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