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교향악단은 정명훈 예술감독의 재계약을 보류했다.
서울시향은 28일 오전 세종문화회관 회의실에서 제46차 이사회를 개최하고 예술감독 추천 및 재계약 체결에 대해 논의했다. 정명훈 예술감독과의 재계약에 대해서는 추가 협의를 거쳐 재논의하기로 의결했다. 이사회는 1월 중순 이전에 개최할 예정이다.
최흥식 서울시향 대표는 이사회를 마친 뒤 "이사회에서 계약 조건에 대해 다시 한 번 논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앞서 정명훈 예술감독과 재협상을 했으나 향후 다시 한 번 이야기를 나누고 1월 중순 내에 이사회를 열어 계약조건, 재계약 여부에 대해 재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재계약 보류 이유에 대해서는 "이유를 말하면 계약조건에 대해 말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현재는 밝히기 어렵다"며 구체적인 내용을 함구했다. 다만 "재계약 기간을 3년으로 설정했는데 '3년은 아니다'라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서울시향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정명훈 예술감독과의 계약을 2014년 기준으로 1년 연장하는 것을 검토했다. 문제가 된 정명훈 예술감독의 시향 공연 일정 변경, 보수 등의 조건도 검토해 새로운 계약안에 반영했다.
그러나 이사회는 정명훈 예술감독을 둘러싼 경찰 수사 등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해 재계약을 보류한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를 하루 앞두고 정 감독의 부인 구모 씨가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에 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도록 서울시향 직원들에게 지시한 혐의로 이달 중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된 사실이 알려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흥식 대표는 "(이사회에서) 전반적인 상황에 관한 이야기는 나왔지만 정 감독의 부인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계약은 계약"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 감독 부인 관련 수사와 재계약 문제를 "완전히 100% 분리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여러 상황을 봐서 이사회에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명훈 예술감독은 재계약 여부와 관계없이 내년 예정된 공연은 그대로 소화한다. 정 감독은 청중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미 일정이 잡힌 내년 공연은 지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