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재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소장이 2016년 자동차시장 전망 발표회에서 세계 시장 전망에 대해 말하고 있다. /오세성 기자
[메트로신문 오세성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가 내년에도 저성장·저물가 상황이 지속돼 세계 자동차 수요가 1.1% 증가한 8850만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KARI)는 29일 양재동 현대자동차에서 열린 2016년 자동차시장 전망 발표회에서 내년도 자동차 시장 전망을 발표했다. 연구소는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3.2%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의 성장 둔화가 지속되고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경기 회복세는 미약해 올해를 기점으로 저성장·저물가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세계 주요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에 대해서도 인도(7.2%)와 중국(6.7%)이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그 다음은 한국(2.9%), 미국(2.4%), 유럽(2.0%) 순이다.
연구소는 저성장의 원인으로 ▲저유가와 ▲브릭스(BRICS)의 붕괴 ▲미국의 금리인상 등을 꼽았다. 공급과잉으로 인한 장기간의 저유가는 미국, 유럽과 같은 선진국 경제에 물가하락을 일으켜 디플레이션 우려를 만들었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가 이에 대응하고자 금리를 인상했고 추가 인상도 예고하고 있어 신흥국은 통화가치가 급락하며 추가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에서는 브릭스와 같은 신흥 시장이 성장을 주도했지만, 브라질과 러시아가 전쟁·테러 등의 정치적 불안정과 저유가로 경기 침체를 겪고 있어 세계 경제 성장을 이끌만한 시장이 없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올해 브라질과 러시아의 경제성장률은 각각 -3.0%와 -4.0%를 기록했다. 연구소는 두 국가가 내년에도 -1.0% 성장을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가장 전망이 좋은 인도와 중국의 경우 인도는 물가와 금리가 안정돼 올해 자동차 판매량이 8.2% 증가한 것에 이어 내년에도 6.3%를 기록해 293만대를 소비할 것으로 예측됐다. 중국은 7%대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2014년 자동차 판매량이 10% 증가하며 2000만대를 소비하는 시장으로 성장했다. 올해는 증시 불안의 여파에 증가세가 6.6%수준으로 내려갔고 경제가 안정을 찾으며 내년은 7.0%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 자동차 수요 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지나간 2010년 13.6%(7051만대)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 꾸준히 4%대 성장을 이어왔다.
박홍재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장은 "올해가 저성장의 터닝포인트"라며 "세계 경제 성장률은 3%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년 세계 자동차 수요가 300만대씩 늘어나던 시대는 끝났다. 내년 수요는 8850만대에 그칠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