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영화는 다소 부침을 겪으면서도 흥행작들의 등장에 힘입어 4년 연속 1억 관객 시대를 맞이했다. '암살'과 '베테랑'이 동시기에 천만 영화에 등극하는 진기록도 나왔다. 2016년 새해에도 한국영화는 다양한 작품으로 관객과 만난다. 국내 4대 메이저 배급사의 2016년 라인업을 정리했다.
◆ CJ엔터테인먼트-유명 감독 신작 준비
CJ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국제시장'을 시작으로 '베테랑'과 '히말라야'까지 흥행작을 꾸준히 내며 기분 좋은 2015년을 보냈다. 2016년에는 유명 감독들의 신작으로 극장가를 공략한다.
박찬욱 감독은 신작 '아가씨'로 돌아온다. 영국 작가 사라 워터스의 소설 '핑거스미스'를 1930년대 한국과 일본을 배경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게 된 아가씨와 그녀의 재산을 노리는 사기꾼 백작의 이야기를 그린다. 김민희·하정우·조진웅, 그리고 신예 김태리가 주연을 맡았다.
강우석 감독의 신작 '고산자, 대동여지도'도 개봉한다. 대동여지도를 완성시킨 고산자 김정호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차승원·유준상·김인권·남지현 등이 출연한다. '광해, 왕이 된 남자'로 천만 감독이 된 추창민 감독은 류승룡·장동건과 함께 '7년의 밤'을 선보인다. 정유정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으로 한 소녀의 죽음으로 얽힌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밖에도 김성수 감독의 '아수라', 곽재용 감독의 '시간이탈자'(가제), 조성희 감독의 '명탐정 홍길동', 박광현 감독의 '조작된 도시', 이경미 감독의 '행복이 가득한 집', 권수경 감독의 '형'(가제) 등이 새해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심은경·이승기 주연의 '궁합', 유승호 주연의 '김선달' 등 사극 영화도 있다. 새해 첫 개봉작은 정우성·김하늘 주연의 '나를 잊지 말아요'다. 2월에는 이미연·유아인·김주혁·최지우·강하늘·이솜 주연의 로맨스 '좋아해줘'가 개봉한다.
◆ 롯데엔터테인먼트-스타 배우로 승부수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연이은 흥행 실패로 부진을 겪었다. 그러나 2016년에는 스타 배우들을 내세운 작품으로 승부수를 내건다.
새해의 포문을 여는 작품은 '로봇, 소리'다. 실종된 딸을 찾는 아버지와 세상의 모든 소리를 기억하는 로봇의 만남을 그린 영화다. '작전'의 이호재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이성민·이희준·이하늬·채수빈 등이 출연한다.
'명량'의 김한민 감독이 제작하는 '사냥'도 있다. 마을에서 우연히 발견될 금맥을 독차지하려는 엽사 무리와 이를 저지하려는 사냥꾼의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이다. 안성기·조진웅·한예리·권율·손현주 등이 출연한다. '4인용 식탁'의 이수연 감독은 오랜만에 신작 '해빙'을 선보인다. 얼어붙은 한강이 녹은 뒤 머리가 잘린 여자의 시체가 떠오르면서 드러나는 연쇄살인의 비밀을 그린 심리 스릴러다. 조진웅·김대명·신구가 호흡을 맞춘다.
하반기에는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화한 '덕혜옹주'가 개봉한다. 조선의 마지막 황녀인 덕혜옹주의 비극적인 삶을 그린 영화다.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이 간다' 등을 연출한 허진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허진호 감독과 '외출'로 함께 했던 손예진이 덕혜옹주 역을, 박해일이 덕혜옹주를 고국으로 데려가려는 독립운동가 김장한 역으로 출연한다.
◆ 쇼박스-범죄오락·멜로·코미디
쇼박스의 강점은 대중적인 장르영화다. '암살'과 '내부자들'로 지난해 좋은 성적을 기록한 쇼박스는 2016년에도 다양한 장르의 작품으로 극장가를 찾는다.
1월과 2월에는 로맨틱 코미디 '그날의 분위기'와 범죄오락 영화 '검사외전'을 선보인다. '그날의 분위기'는 KTX에서 우연히 만난 두 남녀의 연애담으로 문채원·유연석이 주연을 맡았다. '검사외전'은 살인누명을 쓰고 수감된 검사가 전과 9범의 사기꾼을 통해 누명을 벗으려고 한다는 내용의 영화다. 흥행 배우 황정민·강동원의 만남으로 기대가 높다.
쇼박스와 함께 흥행을 이끌어냈던 감독들의 신작도 있다. '끝까지 간다'의 김성훈 감독은 하정우·오달수·배두나와 함께 '터널'을 준비하고 있다. '극비수사'의 곽경택 감독은 김래원·김해숙과 함께 '부활'(가제)을 촬영 중이다. 소설가 김영하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는 '살인자의 기억법'도 기대작이다. 설경구·김남길, 그리고 설현이 호흡을 맞춘다.
멜로·휴먼 드라마·코미디 작품도 선보인다. 전도연과 공유의 멜로영화 '남과 여', 김혜수·마동석 주연의 휴먼 코미디 '가족계획' 등이다. 이밖에도 유해진·이준·조윤희·임지연 주연의 '키오브라이프', '잉투기'로 주목 받은 신인 엄태화 감독이 강동원과 함께하는 첫 상업장편영화 '가려진 시간' 등을 2016년 중 개봉할 예정이다.
◆ NEW-신선한 소재 작품들
NEW는 지난해 '스물'과 '연평해전', 그리고 '뷰티 인사이드'가 흥행을 기록했다. 그러나 기대를 모았던 '대호'가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며 2015년을 아쉬움 속에 마무리했다. 새해에는 신선한 소재의 작품들로 NEW만의 색깔을 이어갈 계획이다.
가장 먼저 선보이는 영화는 임시완·고아성·이희준 주연의 '오빠생각'이다. 한국전쟁 당시 실존했던 어린이 합창단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드라마다.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의 이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3월과 4월에는 두 편의 스릴러를 연달아 선보인다. 3월 개봉하는 '널 기다리며'는 심은경·김성오·윤제문 주연의 영화다. 연쇄 살인범에게 아빠를 잃은 소녀와 그녀를 보살펴온 형사, 그리고 세상에 나온 범인의 이야기를 그린다. 4월에는 고수·설경구 주연의 '루시드 드림'이 개봉한다. 3년 전 잃어버린 아들을 찾기 위해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한 남자의 사투를 그린다.
여름 라인업도 화려하다. '돼지의 왕' '사이비' 등으로 주목 받은 연상호 감독은 실사 영화 '부산행'과 애니메이션 '서울역'을 7월과 8월에 걸쳐 동시에 선보인다. 괴바이러스가 대한민국을 뒤덮은 재난 상황을 그린 블록버스터 연작이다. '숨바꼭질'로 흥행한 허정 감독은 염정아·박혁권 주연의 '장산범'을 올 여름 선보인다.
이밖에도 김명민 주연의 '감옥에서 온 편지'(가제), 고(故) 유재하의 명곡을 모티브로 삼은 멜로영화 '사랑하기 때문에', '연가시' 박정우 감독의 재난 블록버스터 '판도라', 임시완 주연의 액션영화 '원라인'(가제) 등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