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경영성과를 인정받아 연임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07년 공공기관 임기제 도입 후 최초 연임 사례를 남긴 aT센터 김재수 사장에 이어 최근 두 번째 연임 사례다.
5일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조 사장의 임기가 1년 연장될 예정이다. 조 사장의 연임은 다음 달께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대통령이 재가하면 확정된다. 조 사장의 임기는 지난해 12월 15일 3년 임기 만료됐지만 임원추천위원회 구성 등이 미뤄지면서 조 사장이 연임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려왔다.
조 사장의 연임 성공은 재임 기간 거둔 우수한 성과 덕분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전은 지난해 삼성동 본사부지 매각 차익 등을 포함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올렸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망 액수는 10조원에 달한다. 이 같은 성과를 거두면서 조 사장은 올해 공공기관 최고경영자 평가에서 공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우수' 등급을 받았다. 한전 주가도 5만원 내외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조 사장 취임 후 2013년 한전은 6년 만에 흑자로 전환하는 성과를 냈고 글로벌 전력회사 중 유일하게 3대 국제신용평가사로부터 'AA' 등급을 받았다. 지난 2014년 12월 나주 신도시로 본사를 이전한 뒤에도 조 사장은 현지 빛가람 에너지밸리 조성 등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성과로 한국능률협회는 지난해 5월 조 사장에게 한국의 경영자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공공기관장이 이 상을 수여한 것은 2000년 한갑수 가스공사 사장 이후 15년만이다.
한전 사장의 연임은 1983~1986년까지 3년간 임기를 채우고 1년 연임한 박정기 전 사장과 1993~1996년까지 임기 3년을 마치고 1998까지 임기가 2년 연장된 이종훈 전 사장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공기업 임원은 '공공기관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1년 단위로 연임할 수 있다.
이에 괄목할만한 성과를 낸 공기업 사장의 연임 기간을 1년에서 더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업성과를 내기에 1년은 다소 부족한데다 후임자가 연속성 있게 기존 사업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편 조 사장은 이날 새해 신년사에서 '한마음으로 대화합을 이룬다'는 뜻의 '보합대화(保合大和)'를 새해 화두로 정하고 "나주 빛가람혁신도시에서 새롭게 출발한 한전이 협력과 화합으로 난관을 극복하고 국가와 지역사회의 새로운 공유경제 생태계를 키워나가자"고 밝혔다. 아울러 "미래를 향한 실수는 용납해도 회피는 용납하지 않겠다"며 참신하고 강한 도전의식을 갖출 것을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조 사장은 서울대 정치학과 출신으로 행정고시 14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주미한국대사관 상무관, 통상산업부 공보관, 산업부 무역투자실장, 산업부 차관 등을 거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