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연미란·이봉준 기자]북한의 4차 핵실험 등 대북 리스크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중국 경기둔화 등 대외 리스크에 따른 간접 영향을 예의 주시해야한다는 것이 금융권의 중론이다.
실제로 6일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10포인트(0.26%) 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과거 경험에 비춰 대북 리스크가 '변수'가 아닌 '상수'로 인식되고 있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과거에도 북한 리스크가 국내 증시에 미친 영향은 대체로 미미했다. 지난 2006년 10월 9일 1차 핵실험(-2.41%), 2015년 8월 20일 서부전선 기습 포격(-2.01%) 당시 2%대의 하락률을 보였지만 나머지 대북 이슈의 영향은 작았다. 특히 2009년 5월 25일 2차 핵실험과 2013년 2월 12일 3차 핵실험 때는 코스피 낙폭이 각각 0.20%, 0.26%에 머물렀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보면 대북 리스크 발생 이후 초기 충격이 있더라도 3∼4일 내에 대부분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윤면식 부총재보 주재로 긴급 통화금융대책반회의를 열어 북한의 핵실험 발표에 따른 국내외 반응과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직간접적 영향에 대해 점검했다.
참석자들은 "이번 북한의 핵실험 발표가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금일 금융·외환시장은 핵실험 소식 이후 일시 변동성이 확대됐다가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한은은 중국 증시 불안 등 대외 리스크 요인이 있는 만큼 대내외 시장의 변화에 대해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북한의 인공 지진 소식이 들려오자 이날 오전 11~12시 사이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8.5월 오른 1196.5원으로 급등했다. 북한이 낮 12시 30분 중대 발표를 예고하면서 환율은 1197.8원까지 올랐다. 중국 인민은행도 위안·달러 환율이 6.5314위안으로 전장 대비 0.0145위안 올랐다고 고시했다.
금융위원회도 국내 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추가 핵실험 가능성에 따른 불안요인으로 실물 경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북한 관련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과거 미사일 발사와 핵 보유 선언 등 북한 관련 이슈 발생 시 우리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고 일시적이었다"고 우려를 일축했다. 정 부위원장은 "국내 금융시장이 핵실험 가능성 보도 직후에는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다 회복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다만 금융 당국은 추가 핵실험 가능성에 따른 불안 요인이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이날부터 '관계기간 합동 점검 대책팀'을 구성,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에 대해 24시간 점검 체계를 가동키로 했다. 아울러 정부는 시나리오별로 대응 계획을 점검해 필요시 즉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