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연미란 기자]노동개혁 5개 법안 처리가 결국 무산됐다. 노동법은 지난해 12월 9일 종료된 정기국회 통과 무산을 시작으로 2015년 연내 처리 실패, 임시국회 내 처리 불발을 거듭하며 폐기 전망이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정치권이 안보정국에 돌입, 가뜩이나 탈출구를 찾지 못한 쟁점 법안들이 장기 표류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여야는 7일 국회의 외교·안보 관련 상임위원회를 잇달아 열고 북핵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애초 여야 지도부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앞둔 6~7일 막판 회동을 통해 선거구와 9개 쟁점 법안에 대한 협상을 벌일 계획이었다. 그러나 갑작스런 북한의 핵실험 발표로 모든 현안이 북핵 이슈에 빨려 들어가면서 여야의 협상 테이블은 가동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8일 본회의에서는 북한 핵실험 관련 규탄 결의안과 무쟁점 민생법안 50여건이 처리될 예정이다. 여야는 선거구획정과 쟁점 법안들을 9일부터 시작되는 1월 임시국회에서 재협상하기로 했다.
다만 1월 임시국회에서 여야가 극적인 합의를 거둘 가능성은 적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여야 모두 총선 체제에 돌입, 이미 지역구 챙기기에 나선 가운데 북핵 사태에 따른 정쟁 최소화 분위기가 형성돼 당분간 협상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야는 노동 5법 중 근로기준법과 고용보험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등 3개 법안에 대해서는 상당부분 이견을 좁힌 상태다. 하지만 기존 2년 계약기간에 본인이 원할 경우 2년을 더 추가하는 내용의 기간제법과 제조업 등 뿌리산업에 대한 파견근로를 허용하는 파견법에 대해선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문제는 양측의 입장이 정기국회 이후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여야는 각각 '통과를 위한 입법 찬성'과 '반대를 위한 반대'에만 몰두하고 있다. 논의 정체가 법안 통과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오전 새누리당 최고위에 참석, "새해 들어 청년채용 분위기가 얼어붙고 있다"고 노동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한 뒤 더민주 이종걸 원내대표와 정의화 국회의장을 잇따라 면담해 노동법 처리 협조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