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정문경 기자] 카카오는 이번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인수 결정으로 멜론을 품으며 네이버와의 콘텐츠 경쟁에서 든든한 지원군을 얻게 됐다. 특히 이번 결정은 국내 1위 포털이란 점을 기반으로 동영상·웹툰 등 다양한 콘텐츠들을 통해 해외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네이버에 대한 카카오의 견제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이번 로엔 인수는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과 멜론 서비스의 음악 콘텐츠가 가진 장점을 살려 새로운 콘텐츠 플랫폼 기반을 마련하고, 향후 글로벌 진출까지 염두에 둔 전략적 판단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음원 확보 외에도 로엔에 소속된 수많은 뮤지션들까지 동시에 확보했다는 점에서 향후 음악 콘텐츠 사업을 폭넓게 확대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카카오는 이번 인수로 로엔트리에 속한 가수 아이유, 써니힐, 지아, 피에스타, 윤현상 등을 비롯해 로엔이 지분 70% 가량을 보유한 에이큐브엔터테인먼트의 에이핑크, 허각 등을, 그리고 로엔 산하 독립 레이블인 스타쉽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된 씨스타, 케이윌, 몬스타엑스 등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일각에서는 이들 가수의 콘텐츠를 활용해 카카오가 네이버와의 경쟁에서 '한 방'을 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네이버뮤직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네이버뮤직의 음원 시장 점유율은 멜론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지만 네이버라는 '1위 포털'이 쌓아 둔 콘텐츠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네이버 스타캐스트, V앱 등에 아이돌그룹 등 인기 스타들이 독점적으로 콘텐츠를 제공해 왔기 때문에 네이버뮤직의 경쟁력을 얕볼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한 네이버는 이런 콘텐츠를 통해 해외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네이버 V앱의 누적 다운로드 수 1200만건중 글로벌 이용자가 60%를 차지하고 있다. V는 지난해 8월 출시된 동영상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다. 아이돌 스타부터 배우, 인기 요리사, 뷰티크리에이터(화장법 등을 알려주는 전문가) 등이 V를 이용해 실시간 방송을 하고 이용자들과 소통한다. K-팝이나 예능, 미용 등 한류 콘텐츠에 관심이 많은 글로벌 10∼20대 이용자들이 V를 즐겨 찾고 있다.
네이버의 웹툰도 최근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아이템이다. 네이버는 글로벌 웹툰 서비스 '라인웹툰'을 현재 영어, 중국어, 태국어, 인도네시아어로 번역해 제공한다. 네이버는 현지 이용자들이 좋아할만한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언어권별로 '챌린지리그'를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 웹툰의 '도전 만화' 시스템을 해외 이용자에 맞게 바꾼 것이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에는 현지 작가들이 챌린지리그에서 연재중인 작품 수가 영어 45개, 중국어 39개, 태국어 46개, 인도네시아 3개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