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연미란 기자]청년층(15~29세) 취업준비생들이 지난 한 해 최악의 혹한기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9.2%로, 통계청 조사 방식이 바뀐 1999년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통계청은 1999년 6월 이전까지는 구직기간이 일주일만 되면 실업자로 분류했지만, 그 이후부터는 구직기간을 4주로 확대해 적용하고 있다. 구직기간이 4주 미만인 사람들까지 집계에 포함할 경우 실업률은 큰폭으로 뛰는 셈이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통계기준이 바뀐 후 17년 만에 사상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층 실업률은 1년 전보다 0.2% 상승한 9.2%로, 남성(10.6%)과 여성(7.8%) 모두에게서 역대 최고치로 집계됐다. 특히 남성 실업률이 여성보다 3%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나 고용한파가 남성에게서 거세게 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청년 실업률이 크게 상승한 이유는 '청년들의 취업 도전'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고시 등 시험을 거치는 취업을 준비하던 청년들이 이력서를 내고 면접을 보는 일반 회사 취업으로 눈길을 돌렸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통계조사는 시험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을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 구직준비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반면 시험이 아닌 방식의 구직활동은 '경제활동을 위한 준비', 즉 구직활동으로 분류하고 있다.
결국 높은 경쟁률에 국가고시를 포기한 청년들이 취업의 문을 두드렸지만 최종 채용의 문턱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실업자' 대열에 합류한 게 청년 실업률 증가의 원인이 된 셈이다. 지난해 전체 연령의 실업률도 3.6%를 기록, 2010년(3.7%)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시험을 거치는 취업'을 포기한 청년들이 늘면서 지난해 청년층 경제활동 인구도 전년보다 8만명 가량 증가했다. 이 중 실제 취업자는 6만 8000명.
그러나 조사대상주간에 수입을 목적으로 1시간 이상 일한 사람까지 모두 취업자수에 포함시킨다는 점을 고려하면, 안정적인 회사에 취업한 청년의 수는 조사 결과보다 더 적을 수 있다.
한편 지난해 전체 취업자는 2593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33만 7000명 늘었다. 이는 32만3000명이 증가한 2010년 이후 5년 만에 최저 증가폭이다. 2014년 53만3000명이 증가하며 훈풍이 부는 듯 했으나 1년 만인 지난해 취업자 증가폭이 크게 둔화하며 다시 암흑기에 들어간 것이다.
심원보 고용통계과장은 "작년 연간 취업자 수 증가폭은 이전 해와 비교하면 비슷한 수준"이라며 "2014년 취업자 수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전체 고용률(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 비율)은 60.3%로 2010년(58.7%) 이래 상승 추세다. 연령별로는 청년층보다 50∼60대 취업자 증가폭이 컸다. 50대와 60대에서 각각 14만9000명, 17만2000명 증가했고 청년층 취업자는 6만8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30대와 40대 취업자는 각각 3만8000명, 1만4000명 줄었다. 고령화 현상으로 50세 이상 인구가 늘고 40대 이하가 줄어들어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는 분석이다.
한편 작년 비경제활동인구는 1610만5000명으로 전년대비 0.8% 증가했고 이 중 구직단념자는 46만4000명으로 전년대비 17.7%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