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희 '마포갑'·오세훈 '종로' 출마 선언
[메트로신문 연미란 기자]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로부터 4·13총선거 험지 출마 요구를 받아 온 안대희 전 대법관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7일 각각 서울 마포갑과 정치 일번지 서울 종로구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안 전 대법관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출마 회견을 열고 "국민의 신뢰 없이는 나라가 바로 설 수 없다는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을 항상 가슴에 새기겠다"면서 "국민과 함께 가는 따뜻한 정치, 국민 마음에 공감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안 전 대법관은 애초 부산 지역에서 출마를 타진했으나 김 대표의 권유에 따라 서울의 '험지'로 방향을 튼 것으로 전해졌다.
마포갑 출마 의사를 밝힌 안 전 대법관이 공천을 받을 경우 현역 의원인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과 빅매치가 예상된다. 노 의원은 이와 관련, 보도자료를 내고 "안대희 전 대법관의 공안검사의 칼날을 휘둘렀던 경험이, 전관예우로 단 5개월 만에 16억원의 수임료를 챙겼던 특혜의 경험이, 각종 의혹으로 국무총리 지명에서 청문회도 하기 전에 낙마했던 경험이 철새낙하산 인사를 거부해온 마포의 전통과 자부심에 상처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비판의 수위를 올렸다.
오세훈 전 시장도 이날 오후 출마 회견을 통해 고심 끝에 종로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는 "험지출마 요청을 받고 지난 한 달여간 개인적으로 이루 말할 수 없는 고뇌의 시간을 보냈다"며 "좀 더 어려운 지역에 가서 야당의 거물급 인사를 상대해 수도권 선거 판세를 견인해 달라는 당 대표의 요청을 쉽게 거절할 수가 없었다"며 심적 고통을 전했다. 앞서 지난해 말 김 대표와 회동 끝에 "당의 뜻을 따르겠다"고 밝힌 오 전 시장은 종로구에 이미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상태다.
오 전 시장은 "지난해 4월 정치 재개를 밝히면서 당의 총선 승리에 기여하겠다, 쉬운 지역에 가지 않겠다, 상징적인 곳에서 출마하겠다는 원칙을 천명했다. 세 가지 원칙에 부합하는 곳이 바로 종로"라며 "(종로는) 야당대표까지 지내신 5선의 정세균 의원이 다시 출사표를 던진 결코 만만치 않은 곳으로,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결코 쉽지 않은 곳"이라며 '종로가 험지'라는 기존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오 전 시장은 "선거의 유불리만 따진다면 (종로행은) 저에게도 쉽지 않은 결정"이라며 "수도권과, 나아가 전국 선거 판세를 견인하는 종로에서 반드시 승리해 새누리당의 20대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고 총선 승리를 다짐했다.
이에 따라 오 전 시장은 종로에서만 3선을 지낸 박진 전 의원, 정인봉 전 의원 등과 치열한 공천 경쟁을 벌이게 될 전망이다. 3명의 예비 후보 중 승자는 종로 현역 의원이자 야권 핵심 중진인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과 혈투를 벌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