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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어린아이 학부모를 울리지 말라



우려하던 일이 결국 눈 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만 3∼5세 무상보육을 위한 '누리과정' 지원금이 유치원에 지급되지 않아 '보육대란'이 벌어질 상황이 된 것이다. 누리과정 지원금은 지금까지 매월 20∼25일 교육청에서 유치원으로 지급됐고, 유치원은 그 지원금으로 교사 인건비를 지급해 왔다. 그런데 서울의 경우 20일까지도 이 지원금이 집행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오는 25일 지급돼야 할 교사 월급을 지급하기 어렵게 됐다. 아울러 학부모들에게 유치원비를 받아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 됐다.

이같은 사태는 이미 널리 알려진 대로 정부와 시도교육청 사이에 재원을 둘러싼 논란 때문에 빚어졌다. 정부는 누리과정 교육비를 다른 예산 속에 포함시켜 이미 지급했다고 주장하고, 시도교육청들은 대통령 공약사항이므로 정부가 지원금을 따로 내놓아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논란이 거듭되자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우선 도의 일반예산으로 집행하기로 했지만, 다른 시도는 그런 임시대책도 없는 상태이다. 새로 취임한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장과과 시도교육감들이 지난 18일 이 문제를 논의했지만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어린아이 교육비 문제를 둘러싸고 중앙정부와 시도교육청이 이토록 다투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애초에 누리과정 교육비 지원에 관해서는 정부여당에서도 무리라는 지적이 있었지만, 대통령선거공약을 통해 현실화됐다. 그리고 지금 와서 그만둘 수는 없다. 우리나라의 재정규모를 볼 때 다른 예산을 절감하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다. 또 대통령 공약사항이라고 해서 중앙정부가 모두 부담해야 한다는 법도 없다. 지방 교육청에게도 아이들 교육비 부담을 덜어줄 책임은 있는 것이다. 정부도 비용부담을 모두 지방 교육청에게 떠넘기려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되물어봐야 한다. 지금이라도 정부와 지방교육청이 정치논리를 개입시키지 말고 논의해 해결방안을 도출해야 한다, 21일 오후 부산에서 열리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총회에 이준식 교육부총리가 참석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식사나 하고 끝내지 말고 납득할 수 있는 해결책을 마련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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