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도 브라운과 밖으로 나온다.'
유통업계가 불황의 파고를 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꽁꽁 닫힌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앞다퉈 할인경쟁을 벌이고 있다. 백화점들이 세일 행사 명목을 빌려 연이은 '재고떨이'에 나선데 이어 홈쇼핑 마저도 오프라인에 장터를 마련해 대규모 패밀리 행사를 전개하고 있다. 내수 침체로 입점업체 재고가 쌓이는 상황에서,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눈물의 땡처리'를 하는 게 사실상 정례화하는 모양새다.
CJ오쇼핑은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3일동안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알림 1관을 빌려 대규모 오프라인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홈쇼핑 업체가 외부 대형 공간을 빌려 대규모 패밀리 세일을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992㎡(900평) 규모의 'CJ오쇼핑 패밀리 세일(스타일워즈 깨어난최저가)' 이번 행사에는 40여개 협력사가 참여한다. 패션·뷰티(미용)·리빙(생활) 분야 히트 상품부터 명품 패션까지 2000여가지 상품을 최대 90% 싼 값에 내놓는다.
에셀리아, NY212, 제너럴아이디어5, 푸시앤건, 비욘드클로젯, 윤호문희, 지방시, 입생로랑, 버버리 등 유명 패션 브랜드가 대거 참석한다. 덴비, 킹베딩스 등 식기·침구 브랜드, CJ오쇼핑이 자체 개발한 프리미엄 캐비아 화장품 '르페르'도 나온다.
CJ오쇼핑측은 "협력사 지원 차원에서 기획했다. 장소 대관료와 행사 집기·설비, 판촉비 등을 모두 CJ오쇼핑이 부담한다"며 "고객들에게 TV홈쇼핑 판매 제품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입어보고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온라인-오프라인(O2O) 연계 마케팅"이라고 강조했다.
황준호 CJ오쇼핑 O2O사업팀 부장은 "협력사와 연대감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통 큰 할인 행사를 기획했다"며 "알뜰 쇼핑족은 물론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큰 호응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유통업계는 "CJ오쇼핑이 고객과 협력사를 위해 오프라인 장터를 마련한 것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지난해 유통업계중 제일 부진한 홈쇼핑업계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대규모 세일 행사는 콧대 높은 백화점이 먼저 시작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일산 등지에 대규모 창고형 매장을 밀려 재고떨이 성격의 빅 이벤트를 내 차례나 했다. 업계는 롯데백화점이 이들 행사를 통해 700억원~8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급기야 '유통질서 교란'을 이유로 볼멘소리를 하던 경쟁사들도 가세했다. 현대백화점은 서울 코엑스에서 대대적인 '출장세일'을 벌여 43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유통 전문가들은 "백화점 등 국내 유통 대기업들은 재고 부담을 영업장에 입점한 협력업체가 거의 떠안는 구조다. 하지만 매출 뒷걸음질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해도 창고형 출장세일은 더 확산될 것이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