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김성현기자] 신규면세점에 대한 해외 명품 브랜드의 갑의 횡포에 정부가 칼을 빼들 전망이다.
28일 익명을 요구한 면세점 업계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정부가 내수경기 활성화에 발맞추지 않고 독자적 행보를 하는 일부 해외 명품 브랜드에 제재를 가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신규면세사업자로 선정된 후 정부의 조기 입점 요구에 따라 12월 말 문을 연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해외명품 유치가 순조롭지 않아 고심하고 있다. 당초 올해 3월로 예정된 면세점을 일찍 오픈한 탓도 있지만 신규 면세사업자가 늘어나면서 명품브랜드들이 신규면세점을 놓고 저울질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특히 중국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샤넬, 루이비통, 에르메스 등 3대 해외명품 브랜드는 아직까지 면세점에 입점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지난해 7월 첫 신규면세사업자가 결정될 때만해도 주요 명품 브랜드의 입점은 희망적이었다.
신규면세점 한 MD는 "면세점 조기 오픈 계획이 발표될 때만 해도 명품브랜드의 입점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지만 지난해 11월 신규 면세사업자 2명이 추가되며 갑자기 러브콜이 늘어나자 태도를 180도 바꿨다"며 "현재 일부 명품 브랜드는 신세계와 두산의 면세점 매출 추이를 지켜본 뒤 매출이 가장 높은 한 곳에만 입장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고 전했다.
면세점이 문을 열었지만 명품 입점이 이뤄지지 않으면 외국인 관광객 유치가 어렵다. 그러나 명품 브랜드들은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선택적으로 입점 면세점을 고르겠다고 고압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면세점의 임원들이 수차례 명품브랜드를 찾아갔지만 요지부동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면세사업자 한 고위 관계자는 "면세점만으로 명품 브랜드 설득이 어렵자 최근 정부의 한 고위인사가 자신이 직접 해외명품 사업자를 설득해 보겠다고 나섰다"며 "그럼에도 설득이 되지 않는다면 관세법을 개정해서라도 해외명품 브랜드에 불이익을 줘야하지 않겠냐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관계자는 "해외명품이 범법행위를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법적 제재를 하기는 힘들겠지만 예를 들어 200만원 이상의 되는 물품의 관세를 올리도록 관세법이 개정된다면 우회적으로 제제하는 것이 아니겠냐"며 정부가 이들 브랜드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키를 쥐고 있음을 암시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면세점TF팀 관계자는 "민간간의 계약에 정부가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고위층에서 어떤 방식으로 이 일을 해결할 지는 모르겠다"며 "해외명품 브랜드가 입점하지 않아 조기오픈의 효과가 미미한 것에 대해서는 아쉬운 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현재 용산 아이파크몰에 조성된 HDC신라면세점엔 페라가모, 발렉스트라, 폴스미스, 코치, 사사키, 듀퐁 등 총 17개의 해외명품이 입점해 있다. 여의도 갤러리아면세점 63에는 코치 등의 해외 명품이 입점해 있으며 스테파노리치도 입점할 전망이다. 이들 두 곳 모두에 샤넬, 루이비똥, 에르메스 등의 인기 브랜드는 향후 입점 계획도 없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