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계에 불고 있는 '핀테크(Fintech)' 열풍이 보험업계로까지 번질 전망이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UBI상품' 출시가 올해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UBI(Usage-based Insurance)상품'은 급가속·급정거·과속·운행시간대·주행거리 등 운전자의 운전습관을 분석해 평소 안전운전을 하면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보험 상품이다.
이미 다수 보험사가 상품 개발 및 출시 전쟁에 뛰어들었다.
동부화재는 이르면 오는 3월 말 SKT의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을 활용해 운전자의 운전습관 정보를 실시간으로 축적한 뒤 이를 보험료에 반영하는 'UBI상품'을 출시한다. 상품 가입 운전자는 'T맵'을 켜고 안전운전을 하면 자동차보험료를 최대 40%까지 할인받는다. 동부화재는 기존 자동차보험의 마일리지 할인 체계에는 손을 대지 않고, 'UBI상품'을 통해 보험료를 추가적으로 할인하는 방식으로 상품을 설계한다.
흥국화재와 메리츠화재도 연내 KT의 '올래네비'를 활용한 'UBI상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흥국화재와 메리츠화재는 별도의 '운행기록장치(OBD)'를 자동차에 설치해 운전자의 운전습관을 KT 서버에 전송하는 방식을 고심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흥국화재와 메리츠화재의 'UBI상품'은 '운행기록장치'를 별도로 자동차에 설치해야 한다는 점에서 동부화재의 'T맵'을 활용한 'UBI상품'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져 보인다"고 지적했다.
'UBI상품'은 이미 미국과 영국 등에선 일반화됐다. 미국 프로그레시브나 영국 더코오퍼레이티브 인슈어런스 등 외국보험사들은 운전습관이 좋지 않은 운전자에 자동차보험료를 최대 20% 할증한다.
금융당국 역시 'UBI상품'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2일 금융감독원, 손해보험협회, 보험개발원 등과 함께 처음으로 'UBI상품 TF(테스크포스)'를 구성했다. 보험개발원이 'UBI상품' 연구용역을 맡았다.
김수봉 보험개발원장은 "운전습관이 좋은 사람들은 앞으로 보험료가 싸질 수 있다"며 "'UBI상품'은 개인의 자동차 운전 습관이 다 드러나는 만큼 제3자에 대한 정보 제공 금지 등 보완책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UBI상품'이 보험사 기대만큼의 수익성을 보장하긴 힘들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UBI상품' 도입으로 종전 자동차보험료 할인·할증 체계가 완전히 바꾸는 것은 아니고 일부 할인률만 확대되는 만큼 보험상품의 파급력은 미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UBI상품'을 통해 보험료 할인만 해주고 할증은 못한다면 보험사 수익성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