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구조조정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현대상선이 자구안을 채권단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시장 분위기도 좋아지고 있다. 여러 보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지난주 현대증권 매각 재추진과 부산신항만 터미널 등의 자산추가매각을 골자로 한 자구안을 채권단에 제시했다. 이같은 자구안을 바탕으로 채권단과 현대그룹은 이번주 구조조정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현대상선의 부채 규모는 현재 수조원대에 이르고 오는 4월 말과 7월 말 각각 2208억원과 2992억원의 채권 만기가 도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상선에 대한 유동성 압박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채권단의 협조가 없이는 현대상선 살리기란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출자전환과 채무연장 등을 추진하게 될 전망이다.
장기화된 해운산업 불황 속에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 특히 현대상선은 거액의 부채를 안고 있어 채무조정이 지연되면 우량 계열사인 현대엘리베이터까지 위험에 빠뜨릴 수가 있다. 이미 현대상선은 현대아산 주식 808만여주를 373억원의 가격으로 현대엘리베이터에 처분했고 현대증권 주식을 신탁담보로 현대엘리베이터로부터 327억여원을 차입했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11월에도 현대엘리베이터로부터 1392억원을 차입한 바 있다. 부족한 유동성을 채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이런 방식으로 한없이 갈 수는 없는 일이다.
현대상선을 어떻게든 살리는 것은 필요하지만, 대주주의 고통분담도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대주주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사재를 출연하기로 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지금 상황에서 자신의 것에 집착하다 보면 구조조정을 지연시킬 뿐이다. 그런데 현 회장은 포기할 수도 있다는 각오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일단 평가할 만하다. 현 회장의 결단 덕분에 채권단의 마음도 편해졌을 것이다. 이제 현대상선에 대한 구조조정을 신속히 매듭지어야 한다. 현 회장 역시 채권단의 채무재조정 진행과정에서 더 협조할 것이 있으면 주저 말고 해야 한다. 정부는 차제에 해운산업의 상황을 다시 정확하게 파악하고 추가 구조조정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즉각 추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