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지각변동, 넥슨-넷마블 양강 체제… NC는 뒤처져
[메트로신문 정문경 기자] 모바일이 게임업계 지각변동의 핵으로 작용했다. 국내 게임산업은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3개사가 선두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여왔으나 스마트폰의 확산에 힘입어 PC게임 중심의 엔씨소프트가 밀려나고 모바일에 주력해온 넥슨-넷마블의 양강체제가 굳어지고 있다.
3일 넷마블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매출액 1조729억원, 영업이익 225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4분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게임사 중 매출액 1조원을 넘긴 건 넥슨에 이어 넷마블이 두번째다.
넷마블의 지난해 3분기(7∼9월)까지 누적 매출액은 7290억원이다. 같은 기간 넥슨의 매출은 1조4694억원, 엔씨소프트는 601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넷마블은 2011년 방준혁 의장의 경영 복귀 후 온라인에서 모바일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하면서 캐주얼 모바일게임이 시장을 석권했고, 넷마블은 '모두의 마블' '몬스터 길들이기' '마구마구' 등을 성공시키며 모바일게임 1위로 뛰어올랐다. 넷마블의 전체 매출 중 모바일의 비중은 90%에 달한다.
넷마블 관계자는 "'모두의마블' '세븐나이츠' 등 장수 인기게임과 '레이븐' '이데아' 등 신작의 흥행, 글로벌 매출 확대 등이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반면 김택진 대표가 이끄는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등 온라인게임에 의존해 오다 넷마블에 2위 자리를 내줬다.
올해 게임업계에서는 김정주 NXC(넥슨 지주회사) 대표와 방 의장, 김택진 대표의 '모바일 격돌'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넥슨은 지난해 조직 개편을 통해 모바일 사업에 무게를 실었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대작 모바일게임 '히트'로 넷마블의 독주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당시 '리니지'로 온라인 게임의 강자로 불렸던 엔씨소프트와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등으로 역시 온라인 게임에서 성장을 지속하던 넥슨이 시장에 안주할 때 넷마블은 모바일 게임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든 것이다.
상황이 이렇자 그동안 온라인 게임에 주력해온 엔씨소프트와 넥슨도 모바일 게임 사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온라인 게임시장의 성장이 꺽이면서 실적이 둔화되자 모바일로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전략이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상반기 대표작 '리니지'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프로젝트 L'과 '프로젝트 Red Knights'를 출시하면서 모바일 게임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기존 리니지의 두터운 마니아층을 모바일로 끌어오겠다는 전략이다.
하반기에는 온라인과 모바일을 동시에 이용할수 있는 '리니지이터널'을 선보일 예정이다. 리니지이터널은 원작으로부터 200년 후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 지난 2011년 처음 공개된 이후 4년여동안 개발됐고 2014년 11월 지스타를 통해 일반인 시연도 진행했다. 엔씨소프트는 상반기 CBT 테스트를 거쳐 하반기에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넥슨도 지난해 국내와 해외 모바일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모바일 사업의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는 '야생의땅: 듀랑고', '던전앤파이터 모바일(가칭)', '메이플스토리M'(넥슨, NSC 공동개발) 등 20여종의 모바일 게임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모바일게임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대형 게임사들의 모바일 플랫폼 진출이 가속화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플랫폼이 게임 시장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