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로켓 발사를 계기로 미국의 고도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THAAD)'를 한국에 배치하기 위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한국 국방부가 지난 7일 미국과 협의하겠다고 발표한데 이어 한미 양국의 국장급이 참여하는 공동실무단이 이달부터 가동된다는 보도도 나왔다. 공동실무단은 사드의 배치장소와 비용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국과 미국의 움직임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과 견제도 본격화됐다. 중국에 이어 러시아도 현지에 주재하는 한국 대사에게 우려를 표시했다. 북한핵 제거 방법론을 둘러싸고 진행되던 의견차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 것이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새로운 냉전이 형성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사드 배치문제로 인해 한반도를 무대로 더욱 거세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금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의 사드 배치 협의는 어느 정도 불가피해 보인다. 그렇지만 우리로서는 사드가 배치될 경우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이 예사롭지 않을 것임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사드 배치가 결정되면 중국이 보복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과거 경험으로 볼 때 중국이 보복한다면 우선 경제적인 압력으로 가시화될 듯하다. 중국이 한국에 경고하기 위해 삼성SDI와 LG화학 등이 현지에서 생산하는 신형 배터리 장착버스에 보조금을 주지 않기로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만약 중국의 경제적 압박이 본격화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치는 타격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의 안보문제는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안보는 무기 뿐만 아니라 경제력의 뒷받침도 받아야 한다. 사드 배치에 따르는 비용과 효용성도 잘 따져봐야 한다. 사드를 1개포대 배치하는 데 드는 비용이 1조5천억원에 이르는 등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드 배치여부에 관해 좀더 신중한 고려와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당분간 검토는 하되 최종결정은 천천히 해도 될 것이다. 우선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중심의 대북제재에 집중하면서 사드 배치를 하나의 유력한 카드로서 남겨두는 것이 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