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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부끄러움'을 노래한 시인 윤동주의 삶, 영화·연극·책으로 재조명

영화 '동주'./메가박스 플러스엠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르러 /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 나는 괴로워했다."

시인 윤동주(1917~1945)는 스물일곱 해의 짧은 생애 동안 세상과 자신에 대한 고민을 시로 담아왔다. 순우리말로 깊은 고민을 담아낸 그의 시는 21세기에 접어든 지금까지도 여전히 우리 마음에 여운과 감동을 전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자신을 돌아볼 시간마저 갖지 못하는 우리에게 윤동주의 시는 '밤이면 밤마다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는' 거울과도 같다.

윤동주의 탄생 100주기를 1년여 남겨둔 올해 대중문화계에서는 시인의 삶을 재조명하는 작품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이준익 감독이 연출하고 강하늘, 박정민이 주연을 맡은 영화 '동주'는 윤동주의 서거 71주기 다음날인 17일 개봉한다. 다음달 20일에는 윤동주의 삶을 그린 연극 '윤동주, 달을 쏘다'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무대에 오른다.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詩)'도 다시 출간돼 베스트셀러를 기록하고 있다. 대중문화가 윤동주의 삶을 재조명하는 것은 그의 탄생과 죽음을 단순하게 기념하기 위함이 아니다. 그의 삶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여전히 많은 것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동주'는 윤동주가 시를 통해 노래한 '부끄러움'을 이야기한다. 영화는 윤동주(강하늘)와 동갑내기 사촌 송몽규(박정민)의 청년 시절에 초점을 맞췄다. 이준익 감독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윤동주의 삶을 TV나 영화에서 본 적이 없다는 의문에서 '동주'를 기획했다. 여기에 '배우는 배우다' '조류인간' '프랑스 영화처럼' 등 문학적인 감성의 영화로 독보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온 신연식 감독이 각본을 맡아 영화의 구체적인 방향을 잡아나갔다.

5억원의 저예산으로 제작된 영화의 중심에는 시대와 마주하며 끊임없이 고뇌한 시인 윤동주의 이야기가 있다. 일제에 맞서 혁명을 이야기하는 급진적인 송몽규를 바라보며 느끼는 고민, 시대의 아픔 속에서도 시를 포기할 수 없었던 윤동주의 삶이 흑백 화면 속에 펼쳐진다. 영화는 세상과 자신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 또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이 된다고 말한다. "부끄러움을 아는 건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시는 살아있는 사람 마음의 진심을 깨워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 등의 대사가 마음을 울린다.

연극 '윤동주, 달을 쏘다'./서울예술단



다음달 20일부터 27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막을 올리는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윤동주, 달을 쏘다'는 윤동주를 통해 순수한 자유와 독립을 꿈꾼 순수한 청년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2012년 초연된 작품은 2013년 공연까지 98%에 달하는 객석 점유율로 큰 호응을 얻었다.

3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는 '윤동주, 달을 쏘다'는 최종실 예술감독과 한아름 극작가, 오상준 작곡가와 권호성 연출 등이 다시 모여 대본·음악·무대·영상 등 공연 전반의 수정 작업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보다 완성도 높은 공연을 준비했다. 또한 2013년 무대에서 열연을 펼쳤던 배우 박영수와 김도빈이 윤동주 역과 송몽주 역으로 캐스팅돼 한층 깊어진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1955년 출간된 윤동주 시인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증보판 복간본./소와다리



초판본 복간 전문 출판사인 소와다리에서 1월에 출간한 윤동주의 유고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도 큰 인기다. '서시' '별 헤는 밤' '십자가' 등 윤동주의 대표작 31편을 수록한 초판본에 유족들이 보관하고 있던 원고를 더해 서거 10주기인 1955년 발행된 증보판을 복간했다.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 오프라인과 온라인 서점에서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올랐다. 소장 가치가 높은 복간본이라는 점, 그리고 윤동주 시인의 시를 원본에 가까운 상태로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분석이다.

윤동주가 세상을 떠난 지 70여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세상은 그의 시를 읽고 그의 삶을 이야기한다. 일제강점기에 누구보다 치열한 고민을 안고 시를 쓴 윤동주의 삶은 바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잊고 지내온 무언가를 돌아보게 만든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윤동주의 시 '자화상'의 한 구절처럼 시인은 '추억처럼 서 있는 사나이'의 모습으로 세상과 우리 스스로의 모습을 찬찬히 바라보라고 말을 건넨다.

영화와 연극, 책만으로 윤동주를 향한 그리움을 달랠 수 없다면 서울 종로구 부암동과 청운동 사이에 있는 윤동주문학관(서울특별시 종로구 창의문로 119)을 찾아가보자. 그가 남긴 육필 원고와 그의 삶을 형상화한 전시관을 보다보면 시인의 삶을 몸으로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윤동주 시인의 언덕에 올라 그의 시를 떠올린다면 어느 순간 잊고 지냈던 우리의 삶을 잠시나마 돌아보게 될 것이다.

윤동주문학관./종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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