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개성공단 중단이라는 초강경조치가 취해진 이후 박대통령은 침묵을 지켜왔다. 상황이 엄중함을 감안해 신중하게 접근하려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렇지만 사안의 중요성에 비춰볼 때 박 대통령 자신의 입장표명이 요구되는 것이 사실이다. 개성공단 중단 이후 국내외 불안심리가 심각해 보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추가도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남북한 사이에 최소한의 연락망마저 끊김에 따라 남북한 관계가 1972년 7/4공동성명 이전 상태로 돌아갔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다가 국민안전처가 유사시 대응요령을 배포하는 등 불안심리를 가중시키는 언행도 쏟아지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불거질 위험성에 직면해 있다. 지난주 주식시장이 연일 폭락하고 코스닥은 12일 거래중단사태까지 빚어졌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피해는 정부 예산이나 보험 및 대출금 상환유예 같은 응급조치를 동원해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 그렇지만 경제계와 국민생활 전반에 불안심리가 퍼져가는 것을 막지 않으면 안된다. 이런 상황에서 자칫 잘못 대처했다가는 금융시장과 경제는 큰 혼란에 빠지기 쉽다. 따라서 과도한 불안감을 잠재울 필요가 있다.
북한의 핵실험은 응징받아 마땅하다. 불과 몇 달 전에 남북한의 대화와 타협노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해 놓고 어느날 갑자기 핵실험을 자행하고 신뢰를 훼손했으니, 북한의 행위는 지탄 받아 마땅하다. 그렇지만 제재하더라도 우리 경제와 국민생활에는 되도록 피해가 미치지 말아야 한다. 이는 정부의 또다른 역할이요 책임이다.
박 대통령은 오는 16일 국회에서 연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연설을 통해 북한의 추가도발을 막기 위한 단합을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국내외 불안심리가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필요하고도 당연한 일이다. 그렇지만 동시에 이번 조치의 배경을 국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국내외 경제계의 불안을 누그러뜨리고 국민을 안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은 물론 전세계가 대통령의 정확하고 친절한 설명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