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권 가계 대출이 월중 기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1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총 641조3000억원으로 한 달새 2조2천억원 늘었다. 증가액은 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이 포함된 수치다. 전월 증가액인 6조9000억원 대비 상승분은 감소했지만 1월 기준으로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상 최대폭이다.
지난 3년간 1월 중 가계대출 증가액은 2013년 -3조5000억원, 2014년 -2조6000억원, 2015년 1조4000억원으로 평균 -8000억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주택 거래량이 줄었음에도 지난해부터 지속된 아파트 분양 호조에 힘 입어 집단 대출 등 주탁담보대출이 크게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은 전달 대비 2조8000억원 증가한 479조9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같은달(2조5000억원) 대비 증가액은 비슷한 수준이지만 지난 2008년부터 2014년까지 1월 중 평균 주택담보대출 증가규모(4000억원)에 비해서는 높은 수치다.
마이너스 통장 대출 등 기타 대출은 연말, 연초를 맞아 상여금 지급 등의 영향으로 6000억원 줄어든 160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윤대혁 한은 시장총괄팀 과장은 "지난달 은행의 가계 대출 증가액이 줄어든 것은 계절적 비수기의 영향이 크다"며 "다만 집단대출은 꾸준히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가계 대출 증가세가 꺾인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권 기업대출 규모는 총 731조원으로 전달 대비 6조9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대출 잔액은 167조4000억원으로 연말 부채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상환분 재취급 등으로 전달 대비 3조원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563조6000억원으로 부가가치세 납부와 설 연휴 등에 월말 휴일로 결제성 자금대출 상환이 지연되면서 전달 대비 4조원 늘었다.
지난달 은행 수신은 전달(20조7000억원 증가) 대비 2조9000억원 줄었다. 기업들이 부가가치세 납부 등으로 수시입출식 예금을 인출한 영향이다. 다만 정기예금은 은행들의 예대율 관리를 위한 유치 노력 등으로 3조6000억원 증가했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머니마켓펀드(MMF)를 중심으로 전월(-4조9000억원) 대비 23조5000억원 증가했다.
MMF는 지난해 말 기업들의 재무비율 관리 등에 따라 일시적으로 인출된 법인자금과 연초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따른 대기성 자금 등이 유입되면서 16조8000억원 늘었다. 이는 2009년 1월(18조5000억원) 이후 최대폭이다.
채권형 펀드는 시장금리 하락으로 채권 평가이익이 기대되면서 1조7000억원 늘엇다. 신종펀드는 일부 파생상품 펀드를 중심으로 3조8000억원 증가했다.
한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과 국제유가 급락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말 1.66%에서 지난 12일 기준 현재 1.48%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