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다시 장중 1230원대를 돌파했다. 5년 7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5분 달러당 1235.0원으로 전일 대비 7.6원 올랐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235원까지 오른 것은 지난 2010년 7월 1일 1238.8원 이후 처음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 첫 거래가는 3.6원 오른 1231.0원에 시작되었다.
전날 정부가 테러방지법안 처리를 국회에 촉구하면서 북한 테러 가능성이 커지는 등 남북관계 경색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와 유럽발 새로운 경제 하방 리스크, 사우디아라비아 원유 감산 반대와 같은 위험회피 심리 강화 요소 등이 원화의 약세를 부채질한 것으로 보인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원화 약세보다 달러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이에 따른 자금 유출 불안 등이 원화 약세 현상을 잇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원화약세는 기본적으로 해외 시장에서 우리나라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수출에 도움이 되지만 단기간 급등은 수출업체들이 환 위험 관리에 어려움을 겪게 만들 수 있다. 이준협 위원은 "원·달러 환율의 급등은 수출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며 "그치만 지나치게 변동성이 큰 경우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보다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최근 국제금융시장의 불안 속 급등을 거듭한다. 올해 외환시장 거래일인 지난달 4일부터 15.2원 폭등해 종가 1187.7원을 기록한 이후 상승 추세를 잇다가 7주 만에 1230원대 중반까지 올라섰다. 특히 지난 17일 1227.1원으로 5년 7개월만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시작으로 사흘째 상승세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