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 청추시에 위치한 LG화학 오창공장에서 연구원들이 전기차용 배터리를 들어보이고 힜다. /LG화학
[메트로신문 오세성 기자] LG화학이 전기자동차 배터리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전기차 시장은 연평균 40% 이상 성장해 2020년까지 1000만대 판매를 넘길 전망이다. 특히 전기모터와 석유엔진을 함께 사용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PHEV)는 2020년까지 연 평균 62.4% 이상 커지고, 전기모터만 사용하는 순수 전기차(BEV)는 59.8% 이상 판매량이 증가하며 전기차 판매량 증가를 주도할 것으로 예측됐다.
자동차와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한 스마트카도 대두되며 자동차 배터리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B3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2020년 20조7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일본 아성 넘겠다"…미국·중국 이어 유럽공장 신설 검토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향후 큰 성장이 기대되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차지하는 위치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전문 시장조사업체 EV옵세션에 따르면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60% 이상을 일본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 2014년 파나소닉은 2726㎿h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했다. 1620㎿h를 생산한 AESC가 뒤를 이었고 3위는 886㎿h의 LG화학이었다. 파나소닉은 세계 1위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모터스에 배터리를 독점 공급해왔고 AESC는 닛산의 자회사로 안정적인 납품이 가능했다.
LG화학은 이전의 점유율에 연연하지 않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확장될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은 꾸준한 투자로 성능향상과 생산기지 구축을 진행해왔다. 배터리의 안전성을 높이는 분리막을 적용하고 내부 공간 활용을 극대화해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등의 노력으로 시장조사기관 네비건트 리서치에게서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전기차 배터리로 인정받았다.
LG화학은 수년 내 1회 충전으로 320㎞이상 주행할 수 있는 배터리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생산능력 역시 지난 10월 연산 5만대 규모의 중국 남경 공장을 완공하며 한국 청주-미국 홀랜드-중국 남경 세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LG화학은 올해 총 1조7800억원의 시설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자동차 전지 부문에서는 전기차 수주 우위 강화와 세계 생산체제 확대라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완성차 업체로는 현대·기아차, GM, 포드, 폴크스바겐, 르노, 볼보, 아우디 등 20여사가 있다. 파나소닉이 독점 공급하던 테슬라모터스에도 교체형 배터리를 공급하기 시작하는 등 LG화학은 공급처 확대에 꾸준히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생산체제 확대는 미국 홀랜드 공장 등 기존 공장의 라인 증설과 유럽 내 신규 공장 건설의 두 가지 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LG화학 박진수 부회장은 "미국 공장 가동률이 100%"라며 "추가 증설 계획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 홀랜드 공장은 최초 5개 생산라인으로 건설될 계획이었지만 북미 전기차 시장 침체로 3개 라인만 설치됐다. 남경 공장은 2020년까지 단계적 투자를 거쳐 순수 전기차 기준 연산 20만대 규모로 증설한다는 계획이다. 신규 공장 건설안 역시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현지 공장을 확보하는 것이 경쟁에 유리하다는 논리다. 현지에서 배터리를 생산할 경우 유통비용이 현저히 줄어들고 현지 시장 상황에 빠르게 대응할 수도 있다.
■구본준 회장, LG화학 이사회 참여…"사업 직접 챙기겠다"
구본준 LG 부회장이 LG화학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며 LG화학의 투자에는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구본준 부회장은 내달 18일 정기주주총회에서 LG화학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그는 2013년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을 전담하는 VC사업본부를 신설하며 스마트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해 11월 LG신성장사업추진단장을 맡아 직접 스마트카를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스마트카에 많은 관심을 표해온 구 부회장의 LG화학 이사직 선임으로 LG화학의 자동차 배터리 사업에는 힘이 실릴 전망이다.
LG화학 관계자는 "각 사업부에서 사업안을 만들면 최종적으로 투자를 결정하는 곳이 이사회"라며 "스마트카에 애정을 가진 구 부회장의 합류는 LG화학의 공격적 투자에 큰 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원한 라이벌 삼성과의 격돌도 불가피하다. 스마트카는 구본준 LG 부회장이 10여 년 전부터 미래성장 동력으로 삼고 전사차원에서 집중하는 분야다. 그는 2013년 전장부품 사업을 전담하는 VC사업본부를 신설했다. 현재 LG는 구글의 자율주행차 프로젝트 협력사, GM의 차세대 전기차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되며 삼성보다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전자 핵심 관계자는 "최근 인사에서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을 맡았는데 본인이 스마트카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미"라고 전했다.